2019. 9. 25. 21:40

피어클리벤의 금화 1권

1권을 서평 쓰라고 받아서 쓰는 글이지만 서평은 내던지고 2권까지 사서 봤다. 그런 책이다. 거기 너. 봐라. 당장 봐라. 판타지를 좋아한다면 절대 후회하지 않을 테니까.

그렇지만 막상 ‘그래서 뭐가 어떻게 좋은데?’ 라고 물어보면 어떻게 대답해야할지 막막하다. 흔하고 익숙한 듯 싶다가도 참신하고 독창적으로 풀어지는 설정? 이야기 전체에서 느낄 수 있는 개연성과 핍진성? 전개를 위해서만 소모되지 않는 등장인물들의 생동감? 나는 그 모든 것이 좋았는데.

 

그렇다. 그 모든 것이 좋았다. 

 

울리케와 빌러디저드가 사람이 쌓아올린 경제와 정치와 제도와 거래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좋았고, 아우케트가 도저히 고블린이라 볼 수 없는 지성으로 모두를 놀래키면서도 그것이 지적인 허영이 아니라 실질적이고 실용적이라는 것이 즐거웠고, 시야프리테가 신목의 가지를 마구잡이로─동시에 가장 정확하게 휘두르는 모습이 유쾌했고, 서리심의 아이가, 아 이건 2권 부분이던가.

 

어쨌든 그렇게 생물학적인 종족의 차이와 서 있는 위치와 추구하는 가치가 다른 세력들이 한 자리에 모여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조율하며 약속을 맺는 장면을 볼 때마다 가슴이 두근 거린다. 다른 종족! 계약!

 

정통 판타지에 걸맞는 깊고 긴 호흡 또한 마음에 든다. 퓨전도 좋고 현대도 좋고 로맨스도 좋지만 판타지가 가장 판타지다울 때는 역시 중후한 심도와 고유한 흐름을 가질 때인 것 같다.

 

게다가 그러한 글을 종이를 넘기며 곱씹는 것 또한 좋다. 책이 희게 보이라고 돌가루를 뿌려 무거워질지언정 이러한 이야기에 걸맞는 매체는 역시 종이라고 본다.

 

1권을 받아보고,  2권을 주문하고 기다리던 시간이 어찌나 길던지. 지금까지 명작이라 불리던 판타지 소설들은 모두 완결이 나 있었다.

 

그런데 이건! 완결이! 아니야!

 

브릿지에서 출판된 부분은 유료화되었고 나머지는 아직 볼 수 있다지만 이런 건 종이책으로 음미해야 하는 건데! 종이책! 정말 끔찍한 기다림이 아닐 수 없다. 다음 권은 언제인가. 아으아아어아어으아아….

 

하고 싶은 말도 많고 더 이것저것 언급하고 싶지만 시간이 아쉽다. 대체 왜 벌써 25일이 된 거지? 재독한 게 문제였나. 음…




추신. 이 서평을 본 황금가지 관계자 중 신청 사유 확인이 가능한 사람이 있다면 내가 대체 뭐라고 적었었는지 알려주길 바람.

2017. 5. 30. 00:50

던전의 주인님 3권


저자 : 박제후

그림 : GAMBE


<입수>
타입문넷 2017년 4월 감상 이벤트


<추천등급>

오로지 전진. 끝없이 치고 나가는 전개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추천


<간단 줄거리>
황권을 두고 벌이는 황자와 황녀의 내전은 답답한 교착 상태에 빠졌다.
양측 다 돌파구를 찾지 못하던 그때, 황자군의 맹장 밸리어트가 오주윤이 지키고 있는 2-04던전을 공격한 것이다.
이에 오주윤은 자신의 모든 걸 걸고 거미장군 밸리어트를 막아내기로 결의한다.
언뜻 불가능해 보이는 싸움이지만, 뜻있는 영웅들이 그의 진영에 합류하면서 희망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감상>

5월 9일에 책이 도착했던가, 받고 나서 1권을 본 줄 알았는데 안 봤다는 걸 깨닫고 다급히 읽는 도중, 설상가상으로 2권이 어디 있는지 찾지 못해 모든 책 박스를 뜯어 제껴 간신히 찾아낸 2권 역시 비닐 밀봉 그대로인 상태라는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자체 타임 리미트를 걸어 단숨에 읽어내렸습니다만, 그렇게 읽어내려도 문제 없을 만큼 빠르고 흡인력 있는 전개로 치고 나가네요.


사실 읽을 때는 흡인력이라 느꼈는데 지금에 와서는 이게 흡인력이었는지 나도 모르게 멱살잡혀 끌려가는 건지 모르겠네요. 어쨌든 그렇습니다. 브레이크 없이 무조건 엑셀만 밟으며 달려나가는 느낌입니다. 호불호가 갈리겠군요. 이건 어째 라이트노벨이라기보다는 판타지 소설 같은데 말이죠.


아니면 뭔가 하려고 해도 결국 주변 상황에 이래저래 끌려갈 뿐인 우리네 인생살이와 비슷한 것 같기도 하네요. 주인공과 우리가 다른 점이라면 주인공은 어떻게든 성장해간다는 거지만, 우리는 하염없이 떨어지는 은행 금리마냥 바닥을 향해간다는 것이겠죠. 혹은 내가 투자한 주식이라던가. 앗... 아아....


어쨌든 물리적이든 정신적이든 마구 굴러 거칠어진 주인공의 모습은 근래의 라이트노벨 주인공들하고는 상당히 다릅니다. 살짝 선만 넘어주면 상어이빨을 한 귀축왕과 비슷한 행보를 걷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하지만 우리는 간행물 윤리규정을 준수해야하기에 그런 모습은 볼 수가 없습니다. 안타깝기 그지없군요. 유교탈레반...!


간행물 윤리규정하니 생각났는데 삽화가가 변경되었지요. 과연 이게 독이 될지 약이 될지 모르겠네요. 일러가 변경되면서 처참히 무너진 소설들이 생각나니 말입니다. 일러는 중요합니다. 이는 고사기에도 실려있어요 [?]


꽤 많은 히로인 후보들이 나옵니다. 보비, 메이니, 죠니아 백작부인, 네리스 등등. 그렇지만 딱히 이 시리즈를 이끌어갈만한 간판 히로인은 보이지 않네요. 시대를 풍미할만한 글에는 그 글을 이끌어가는 간판 히로인이 있기 마련입니다만, 그게 없다는 게 조금은 아쉽습니다. 좀 더 히로인들을 능동적으로 활약하게 만들어 매력을 드러내야 하지 않을까요. 그게 라이트노벨이니까요. 주인공은 덤이에요! 활약은 여캐가 해야 제맛이지! 마! 늬 한국꼐임 안해봐쩨! 여는 그리하모 아이된다 마!


개인적인 취향이 맞느냐고 하면 글쎄...? 하겠지만 그러면서도 다음 권을 사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따, 딱히 마음에 든 건 아니야! 착각하지 마! <-

2016. 11. 16. 01:05

스승 시리즈 -사사

저자 : 우니

일러스트 : 와타누키 요시코

번역 : 김봄


<입수>

타입문넷 2016년 10월 감상 이벤트


<추천등급>

★★★★★

서서히 잠식되어가는 분위기의 오컬트 호러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추천


<간단 줄거리>

대학진학을 위해 시골에서 올라온 '우니'는 동아리에서 한 선배와 만난다. 그것이 오컬트 세계의 '스승'이었다. 우니는 '스승'에게 이끌려 온갖 괴이 사건을 경험한다. 수수께끼가 수수께끼를 부르는 중층적 이야기의 끝에는 이제껏 체험해보지 못한 세계가……. 십여 년에 걸쳐 인터넷에 연재해온 대인기 시리즈!

[출처 : 본서 띠지]


<감상>

띠지 전면에 「이런 어둠이 뭐가 무섭다는 거지? 눈을 감아봐. 그것이 이 세상에서 가장 깊은 암흑이다」라는 '스승'의 말이 적혀있습니다. 이걸 보는 순간 무섭다기보다는 군대 말년병장들의 장난질이 떠올라 주체할 수 없는 분노가 끓어올랐습니다. L병장 이 개새, 그러니까 소원수리에 긁혀서 진급 누락하고, 말년에 애들한테 대우 못 받고 결국 가는 날도 쫓겨다니면서, 음, 여기까지 하죠.


읽기 시작한 시점의 기분과는 별개로 작품 내내 이어지는 분위기는 제법 섬뜩합니다. 갑자기 나타나서 사람을 마구 썰어대는 건 헐리우드식 호러와는 다릅니다. 인간의 인지를 초월한 정체불명의 무언가가 결과적으로 위협인 행위를 하며, 대책을 세우더라도 불확실하고, 그러한 대책조차도 삐끗하면 파탄이 나서 무의미미해지는 모습들이 담담하게 그려집니다. 크툴루 신화에서 광기에 휩쌓여 미쳐버리거나 무력하게 파멸을 기다리는 등장인물들과 비슷하달까요. 옴니버스식 연재 시리즈인만큼 한 화만에 골로 가버리고 더 이상 모습을 보이지 않는 건 아니지만요.


앞서 말했다시피 선혈이 난무하는 스플래터 호러가 아닌 오컬트 호러입니다. 비슷한 느낌의 책으로는 쓰네카와 고타로의 야시, 그리고 코다 가쿠토의 미씽 등이 있습니다. 스승 시리즈를 포함해 이 셋의 공통점은 우리의 일상 이면에 존재하는 정체불명의 괴이와의 접촉, 지역색 가득한 민담의 현대적 해석, 그리고 도시전설류로 대표되는 현대식 민담에 대한 접근이 아닐까 싶네요. 하나 더 추가하자면 확정되지 않은, 일종의 열린 결말 형식을 취하는 것일까요. 그러한 결말이 여운을 남기고 불확실하고 불가해한 공포를 강화시키니 이러한 류의 소설에서는 나쁘지 않겠죠.


음, 책과 관련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전 이런 류의 괴담집을 좋아합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인터넷 등에 게시되어 있거나 누군가의 입에서 입으로 전달되는 종류가 아니라, 책이라는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확고한 실체를 가진 괴담집을요. 이것은 허구이며 현실이 아니라는 것을 확정짓는 느낌 때문이죠. 오싹한 얘기에 약하지만 그래도 호기심 때문에 계속 읽게 되는 성격이라서 어딘가 마음 속에서 안심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다보니 그렇게 된 게 아닐까 싶네요.


그리고 지역색이 강한 얘기들을 볼 때마다 떠오르는 건데, 타지 사람들은 지역색이 강한 무언가에 영향을 받을까? 하는 것입니다. 전통적인 주술이나 신앙에 관련된 이야기들을 보면 특정한 공간에서 오랜 세월 수많은 이들이 죽어나갔다느니, 여기서 많은 이들이 희생되었다느니 하는 얘기들이 나오면서, 여기에 지연이나 혈연이 있으면 벗어날 수 없다던가 영향을 받는다던가 하는 얘기가 나옵니다. 그럼 반대로 정말 아무런 인연도 없으면 쥐뿔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던가? 혹은 그 반대라면 오히려 묵사발을 낼 수 있다던가요.


예를 들어, 음. 조금 국뽕끼가 있는 말이긴 한데, 일제 식민치하에 고통받았던 이들의 후손이라면 일본의 괴이 저주 주술 등에는 전혀 효과가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이 땅에 쌓인 원념의 저주가,' '뭐, 그런 거 뭐 임마 뭐' 하는 느낌이랄까요. 영국의 심령스팟에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가서 '이열~ 우리 조상님들 쏴제낀 애새끼들 유령? 원념과 고통에 가득차 있어? 이열~' 하고 비웃는 느낌이지 않을까. 뭐 그런 생각을 합니다.


어쨌든 전체적으로 만족스럽습니다. 다음 권은 언제 나올지 궁금하네요.

그리고 다음에는 부디 해당 달 안에 책을 받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10월 이벤트 도서인데 11월 11일에 받았습니다 이 책.

2016. 8. 30. 10:29

실연탐정의 사건수첩

저자 : 미사키 사기노미야

번역 : 조아라

일러스트 : 모구모


<도서 입수>

타입문넷 2016년 8월 감상 이벤트


<추천등급>

★★★★★

청춘, 풋풋한 첫사랑, 실연이 잘 어우러진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추천


<간단 줄거리>

실연에 숨겨진 수수께끼를 해결하는 청춘 미스터리!
“실연탐정이 당신의 사랑에 매듭을 지어드립니다.”


도립 우타로 중앙 고등학교에는 그럴듯하게 전해오는 ‘불가사의한 소문’이 있다. 실연탐정. 그것은 깔끔하게 끝나지 않은 사랑에 매듭을 지어주는 탐정이라고 한다.
소꿉친구에게 실연당한 것을 계기로 ‘사랑하는 마음’을 잃어버린 소녀 ‘레이’는 자신을 실연탐정이라고 밝힌 다정다감한 소년과 만나게 된다. 그의 조수가 된 레이는 몇몇 사랑의 끝맺음을 보게 되는데――.
“어떠한 마음이라도 언젠가는 사라지는 거야?”
“사랑은, 끝맺음이 중요합니다.”
청춘의 아픔을 온화한 시선으로, 하지만 산뜻하게 그려낸 청춘 ‘실연’이야기.

레이는 소꿉친구인 아키토에게 좋아한다고 고백하지만 그 자리에서 거절당하고 만다. 그런데 그 순간, 레이가 지금까지 품어왔던 연애 감정이 거짓말처럼 싹 사라지고, 실연의 아픔조차 느끼지 못하게 되고 만다.
아키토에게 차인 후 ‘사랑하는 마음’을 잃어버린 레이는 우연히 학교 게시판에서 실연탐정의 메일 주소를 발견한다.
“제 마음이 정말로 사랑이었다는 걸 확인하고 제대로 실연당하고 싶어요.”
실연당했는데 전혀 슬픔을 느끼지 못하던 그녀는 실연탐정에게 조사를 의뢰하고, 그의 도움을 받아 ‘연애 감정’을 되찾게 된다. 사랑했다는 감정을 떠올리고 제대로 실연당한 레이는 ‘사랑이 끝나는 형태’를 알고 싶다며 실연탐정에게 조수로 삼아달라고 부탁하지만 실연탐정은 그 부탁을 거절한다.
결국 치요다 모모세 선생의 도움을 받아 실연탐정의 수습 조수가 된 레이는 실연탐정을 도와 「좋아하는 여자의 마음이 담긴 연극을 조사해달라」는 의뢰, 「남자 친구가 자신을 오해한 원인을 찾아달라」는 의뢰, 「아키토가 좋아하는 여자를 찾아달라」는 의뢰를 해결하게 되는데…….

[출처 : 알라딘 책소개]



<감상>

주께서 말씀하시길 사랑은 시기하고 질투하는 자는 되지 아니하며 온유하고 불의와 함께 하지 아니하고 진리와 함께 빛나며 모든 수난을 감수하고 인내할 힘과 용기를 주는 것이라 하였습니다.


물론 이 책이 그런 장대한 사랑의 서사시를 그린 건 아닙니다. 그냥 그렇다구요. 그 왜 있잖습니까. 가끔씩 그럴 듯한 헛소리를 하고 싶어지는 때가. 그런 겁니다. [?]


어쨌든 이 소설은 사랑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자면 10대 청춘 소년소녀들의 실연이라는 상당히 쌉싸름하면서도 달콤한, 우리들 인생에서는 결코 느껴볼 수 없었던 아련하고 풋풋한 청춘의 사랑을 그리고 있죠. 우리가 누구냐구요? 누구긴 누구겠어요. 나, 너, 우리. 그래요 당신. 이 글 보고 있는 당신도 포함이에요.


…팩트 폭력에 울지 맙시다. …아니었다구요? 이단이다!


헛소리는 넘기고 탐정이라는 소재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요. 셜록 홈즈 이후 우리는 탐정이라는 족속들이 모두 무시무시한 관찰력과 소름끼치는 통찰력에 이성과 감정을 초월한 육감까지도 철저하게 활용하여 톱니바퀴처럼 들어맞는 추리능력을 가진 괴물들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작중의 탐정님 또한 보통 사람들은 인지조차 하지 못할 사소한 것들을 살포시 그러모아 하나의 완성된 진실을 조립해냅니다. 거창하게 말했지만 실제로 읽다보면 하구에서 바다로 잔잔하게 흘러가는 강물마냥 자연스럽게 우리도 모르고 있던 사실이 스르륵 드러납니다. 조용히 내리는 눈송이를 장갑 위로 살포시 받아내는 느낌이에요. 그래서 더 좋은 걸지도 모르겠네요. 이 작품은 흉악범죄가 아니라 청춘의 가슴아픈 사랑을 얘기하는 것이니까요.


이번에는 실연이라는 단어에 주목해봅시다. 실연탐정이라고 했지만 나오는 인물들이 죄다 족족 사랑에 실패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알지 못했던, 눈치채지 못했던 모든 것들을 깨닫고 깔끔하게 실연을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그것을 발판삼아 다시금 사랑에 도전하는 사람도 있지요. 사랑과 집착의 차이를 깨닫고 파경을 맞이하는 인물들도 나옵니다만, 저는 그게 꼭 나쁘다고만은 생각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소유하고 억압하는 게 아니에요. 거기서 벗어나는 과정이 고통스러울지라도 자각 없는 구속에 계속 상처입는 것보다는 낫지요.


그릇이 비어있어야 새로운 것을 담을 수 있다고 하지요. 실연으로 마음을 비우면 그 자리에 새로운 것을 채워넣을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그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실연탐정의 도움으로 완벽하게 모든 것을 털어낼 수 있다면, 분명 또다른 사랑을 할 수 있겠지요.


다음 권이 나오는지 어떤지 모르는만큼 뒷이야기를 보고 싶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네요. 옴니버스 형식의 소설인만큼 수많은 실연 이야기들이 충분한 퀄리티를 보여줄지가 걱정입니다. 하지만 주역이라 할 수 있는 탐정과 조수의 이야기로 중심을 잘 잡고 죽 달려가준다면 문제가 없겠죠. 그런 의미에서 기대해보렵니다.

2016. 7. 12. 17:13

나는 린 2

이미지 출처 : 알라딘


작가 : 제뉴인

일러스트 : 모리치카

번역 : 이기선


<도서 입수>

타입문넷 2016년 6월 감상 이벤트


<추천등급>

★★★★☆

TS물, 청춘물, 성장물, 운동물 좋아하는 사람에게 추천


<대략적 줄거리>

고시엔을 꿈꾸며 야구부 활동에 전념하던 소년 히로세 가즈히코는 어느 날 사고로, 자신이 살던 곳과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세계에서 가야사카 린이라는 소녀가 된다. 초현실적인 상황에 당황하지면 그래도 조금씩 적응해 나가면서도 야구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고 살던 중, 교내 구기 대회에 투수로 참가하여 팀을 승리로 이끈다.


이후 극성스러운 후배가 따라붙는 사건도 겪고, 소프트볼부에 임시 참가하여 경기도 하고, 친구의 의외의 일면을 보면서 지내던 중, 의문의 팬레터의 주인과 함께 뜻밖의 데이트를 하게 되는데…….


<감상>

개인적으로 TS물을, 정확하게는 남성이 여성으로 변화하는 작품류를 매우 좋아합니다. 왜냐면……, 좋은데 이유가 어딨어요 좋은 게 좋은 거지! 물론 아무 이유 없이 냅다 확 바뀌는 게 아니라 납득할만한 이유로, 혹은 뜬금없더라도 이후 개연성 있는 전개를 통해 이해를 도와줘야 좋은 거죠.


비교적 더 청춘 스포츠물 같았던 1권에 비하면 조금은 야구하는 장면이 줄어서 좀 아쉽긴 합니다만 이래저래 마성의 여인이 되어가는 린의 모습이 참 좋습니다. 덤으로 신체의 변화를 어색해하면서 서서히 익숙해져가는 모습에 대한 묘사가 참 좋더군요. 이게 TS물의 묘미죠.


굳이 그게 아니더라도 과거를 뛰어넘어 한 걸음 더 성장하는 마지막 장면을 보고 있자면 아, 이게 정말 청춘이고 성장이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좋아요 이런 거. 후일담 형식으로 소개된 이번 권 히로인의 성장도 마음에 드네요. 풋풋한 시절을 떠오르게 합니다. 물론 제게는 풋풋이 아니라 푸흐흡한 현실 뿐이었지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점 하나를 깎은 이유는 야구 장면이 많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건 1권의 야구 경기가 너무 좋았기 때문에 그렇게 된 거라 어쩔 수가 없네요.


3권을 기대하고 있지만 작가님 후기를 보니 블랙틱한 기업에서 상당히 고생하고 계신 것 같은데, 부디 올해 안에 나와주기를 기대할 뿐입니다.


여튼 좋습니다. 좋아요!

2016. 6. 20. 20:04

이 멋진 세계에 축복을! 1~6



이미지 출처 : 알라딘

작가 : 아카츠키 나츠메
일러스트 : 미시마 쿠로네

번역 : 이승원


<도서 입수>
개인 구매

<추천등급>
★★★★★

가볍고 유쾌하며 예측불허의 전개로 클리셰를 모조리 파괴하는 개그물을 보고 싶은 이에게 추천.

<대략적 줄거리>
불의의 사고 아닌 사고로 죽게 된 사토 카즈마의 앞에 나타난 미소녀 여신 아쿠아는 특별한 능력이나 장비와 함께 이세계에서의 환생을 추천한다. 그에 응한 카즈마는 어떤 능력을 고를까 고민하는데, 그러한 그의 모습에 아쿠아는 지루해하며 카즈마를 도발하며 재촉한다. 이에 카즈마는 홧김에 여신인 아쿠아를 데려가겠다고 하고, 정말로 아쿠아와 함께 이세계에 떨어지게 된다.


그렇게 이세계에 떨어진 카즈마와 아쿠아는 이윽고 아무도 배우려 하지 않는 폭렬마법만을 사용하는 아크 위저드 소녀 메구밍과 성적 취향이 심히 유감스러운 크루세이더 다크니스와 함께, 때로는 소란스럽고 때로는 유쾌하며 때로는 곤란한 다사다난한 매일을 보내게 되는데──


<감상>
재밌으니까 사세요. ──라고만 해도 상관없지 않을까 싶은데요. 개인 블로그 감상글이니까! <-


그래도 좀 더 감상을 풀어보자면, 기어와라 냐루코 이후로 괜찮은 개그 판타지 러브코미디입니다. 시종일관 유쾌하고 가벼운 분위기 속에서 클리셰라는 클리셰는 모조리 파괴하면서도 때때로는 그런 독자의 의식을 배반하듯 클리셰를 따르는 실로 이말년스러운 와장창 카오스가 매력적인 작품입니다. 뭔 소린지 모르겠다구요? 네, 저도 모르겠어요. 뭐 어때요, 재밌으면 장땡이지. 죄 좀 저질러도 경제만 살리면 되는 것처럼 좀 혼란스러워도 재미만 있으면 되는 거 아닌, 어 뭐야 당신들 누구야 읍읍──


여튼, 살짝 나사 빠진 세계에서 평균점이라던가 인간의 기본이라는 것을 완전히 날려먹은 등장인물들이 예측불허의 행동들로 펼치는 혼란스럽고도 유쾌한 전개가 일품입니다.


다음 권부터는 개별 권 내용도 좀 더 언급해봐야겠네요.



2016. 1. 5. 20:13

은둔마왕과 검의 공주

이미지 출처 : 시드노벨

작가 : 비에이
일러스트 : Lpip

<도서 입수>
타입문넷 2015년 12월 감상 이벤트


<추천등급>

★★★★☆

클리셰와 비틀어진 클리셰가 교차하는 가운데 물리적 강함과는 별개로 정신적인 문제로 고뇌하는 주인공을 보고 싶어하는 사람에게 추천


<대략적 줄거리>

허구한 날 자신을 타도하겠다고 찾아오는 불청객들 때문에 골치아파하던 마왕은 홧김에 가까운 나라의 어린 공주 키이리를 납치한다. 그렇게 보름 간 함께 지내고 다시 되돌아가던 날, 공주는 마왕과 결혼하겠다는 폭탄선언을 하지만 마왕은 어린 아이의 금방 잊을 약속이라 생각하며 생각해보겠다 하고 넘어간다. 그러나 10년 후 정말로 결혼을 하겠다며 돌아온, 그것도 세계 최고의 검사가 되어 돌아온 공주에 의해 시끌벅적한 생활이 시작된다. 여기에 공주를 숭배하는 또다른 여검사와 그 친구까지 오면서 더욱더 소란스럽지만 즐거운 생활이 이어지던 어느 날, 마을축제에 내려갔던 일행은 마왕의 유래와 과거로부터 이어져 온 악연에 의해 습격받게 되는데──



<감상>

11월에 나온 책이지만 12월 이벤트로 신청하여 12월 28일 수령하여 이제사 리뷰를 올리게 되었습니다. 참으로 호흡이 기네요!


첫인상은 프린세스 메이커 + 현대식 마왕용사 이야기였지만, 내용은 상처받고 틀어박힌 청년[?]을 띠동갑도 아니고 세대도 아니고 한 국가의 흥망성쇠 단위를 적용시킬 수 있는 무시무시한 나이차의 로리 아가씨[?]가 사람꼬라지 하고 살 수 있도록 만드는 훈훈한 이야기입니다. ……어, 음 설명이 좀 껄쩍지근하지만 주인공이 과거와 정면으로 마주하기를 결의하고 공주와 함께하기를 거부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전 충분히 훈훈하다고 생각해서 높은 점수를 주었습니다.


읽으면서 비슷한 이야기랄까 카베이 유카코 씨의 키리 시리즈가 떠올랐습니다. 물론 키이리와 키리는 성격부터 전투력[?]까지 참 다르지만 우중충한 과거 때문에 맛이 간 아저씨들을 소녀들이 어르고 달래고 마침내 간신히 일으켜 세운다는 점에서는 비슷하게 느껴지더라구요. 아, 키이리나 키리나 그 나이대 소녀답지 않은 멘탈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공통점 중 하나네요. 뭐, 라노베 히로인이니까...


히로인하니 또다른 히로인 후보인 가론에 대해서 잠깐 얘기해볼까요. 보이쉬하고 키이리 일직선인 저돌맹진, 좀 나쁘게 말하자면 단순무식한 무투파 히로인입니다만 비중이나 역할이 말은 험하게 하지만 죽마고우인 친구 같아서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더라구요.


그리고 스포일러인 마지막 히로인 후보에 대해서는, 이누야샤의 키쿄우마냥 중간에 이리저리 맛이 가지 않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주인공인 마왕은 전체적으로 마음에 드는 주인공이었습니다만, 강력함에 대한 묘사가 좀 더 있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좀 더 후반부 시련을 비비 꼬아놓고 그걸 정말 압도적인 힘으로 박살내버렸으면 좋았을 것 같네요. 음, 원펀맨 때문인가


후속작을 충분히 기대해볼 만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2015. 10. 29. 19:56

불타는 도시의 영웅소녀


이미지 출처 : 영상출판미디어


작가 : 야나기 타마조

일러스트 : 나카지마 엔지

번역 : 이원명


<도서 입수>

타입문넷 2015년 10월 감상 이벤트


<추천등급>

소꿉친구 사이의 풋풋한 사랑, 괴로움을 숨겨야 하는 강자를 보듬어주는 약자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


<대략적 줄거리>

자신들의 세계를 멸망시키고 우리들의 세계로 온 적대적 존재인 극수에게 위협받는 인류. 그러나 그들에게 대항하는 영웅들이 있다. 그 중 하나인 열화의 검황 아카치 안즈는 세간에는 영웅의 모습을 보여주나 사실 매우 물렁한 멘탈의 소유자이다. 소꿉친구인 키즈카 미츠요시는 그것을 아는 유일한 인물 중 하나로서 언제나 안즈를 보듬어준다. 그러던 어느 날 함께 수족관에 놀러갔다가 극수오제 중 하나인 태세의 습격을 받는다. 그것이 노리는 것은 오행 중 하나인 토土의 기운을 가진 황토검. 검을 안즈에게 전해주기 위해 움직이던 순간 미츠요시는 태세의 공격에 쓰러지게 되나, 극적인 순간 각성하여 안즈와 함께 태세를 물리치고──


<감상>

가혹한 시련에 괴로워하는 히로인의 정신적 안정처가 되어주면서도 아무 것도 해줄 수 없어 괴로워하는 주인공이라는 건 꽤 옛날부터 있었죠. 최종병기 그녀처럼 세카이계 작품 등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인간관계인데 일단 현대 라이트노벨답게 옛날 세카이계처럼 암울하지는 않습니다. 이게 좋으냐 나쁘냐를 따지자면 개인차긴 하겠지만 일단 전 나쁘지 않게 본 쪽입니다.


여튼 일상적인 장면에서 주인공에게만큼은 약한 자신을 드러내며 어리광을 부리는 히로인의 모습과, 그런 히로인을 보듬어주면서도 그 외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하는 자신을 답답하게 여기는 주인공의 모습은 잘 그려졌습니다만, 전투신이 영... 전작인 [사자는 일하지 않고 성녀는 붉게]에서는 괜찮은 전투신을 보여줬던 걸로 기억합니다만 어째서 이번 작은 왜 이리 미묘할까요. 일단 안즈가 전투할 때마다 혼잣말 하는 건 오퍼레이터 같은 인물을 넣어주거나 독백으로 처리하는 게 훨씬 더 좋았을 것 같은데 말입니다.


그리고 주인공의 각성장면. 옛날에 한 성질 했다는 주인공이 터진 활화산처럼 분노한 건 좋았지만, 그런 모습을 초반에 조금 더 묘사해줬다면 더 자연스러운 장면이 되지 않았을까 싶네요. 아니면 순수한 히로인을 앞에 두고 좀 더 검고 질척질척한 내면을 묘사해줬었다면 후반 각성이 덜 어색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마지막 반전은, 개인적으로는 이런 걸 싫어하기에 감점요소였습니다. 이런 건 느낌만 남기고 다음 권에서 언급해야 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야나기 선생님!

2015. 10. 5. 00:36

MONSTER DAYS 몬스터 데이즈

이미지 출처 : 영상출판미디어


작가 : 오우기 유타

일러스트 : 아마노 하나

번역 : 신우섭


<도서 입수>

타입문넷 2015년 9월 감상 이벤트


<추천등급>

인간과 융화 혹은 대립하는 이종족 간의 마찰로 인한 음모와 종족을 초월하는 화합을 보고 싶은 사람


<대략적 줄거리>

1200년 전 해후의 날로부터 시작된 인간과 이종족이 공존하게 된 세계. 같은 사상과 가치관을 공유하면서도 동시에 도저히 함께할 수 없는 차이로 인해 갈등을 빚으면서도, 동시에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며 지내는 시대. 인간과 마물 사이의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인마조정국에서 일하고 있는 라일 앙글레이는 어느 날 외부에서 사회 편입을 원하는 [용날개 마을]의 사자를 호위하게 된다. 그 사자는 용족의 공주인 쿠베르네. 허나 여기에는 국가와 조직, 과거와 현재, 이익과 신념, 그리고 인간과 마물 사이의 골이 모두 뒤섞여 만들어진 거대한 어둠의 손길이 뻗어들고 있었다. 하지만 라일은 굴하지 않고 인마조정국의 국원으로서, 신념을 품고 사건과 맞부딪치고, 모든 것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소녀 쿠베르네를 구해낸다.


<감상>

3대 SF 거장 중 한 사람이 아서 C. 클라크 경께서는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 우주에 우리만 존재하거나 그렇지 않거나. 둘 다  끔찍한 일이다." 라는 말씀을 하셨죠. 물론 이 소설은 SF소설이 아니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소설에 나오는 마물을 외계인으로 치환하더라도 그리 어색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가치관을 공유할 수 있는, 동시에 일정 부분에서는 결코 공유할 수 없는, 그러면서도 의사소통으로 상호 간의 욕구를 인지할 수 있으며, 필요에 따라 무력을 투사할 수 있는 별개의 종족들이 함께 하는 세상이라니. 클라크 경 말씀대로 어느 쪽이든 끔찍하군요.


그 와중에도 종족적 합일 따위는 내다버리고(…) 개인의 신념을 위해 움직이는 인간들 덕분에 평화와 화합이 뿌리내릴 수 있게 된다는 것이 이 바닥 작품들의 클리셰라면 클리셰겠죠.


주인공 라일이 그렇습니다. 인마조정국의 전신인 조정기사단을 이끈 성 프란체스카처럼, 인간과 마물 사이를 중재하며, 평화를 위해 위험 속으로 몸을 던지는 라일의 모습은, 가시밭길이라는 것을 알아도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신념을 위해 목숨을 거는 [인간]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요즘에는 이런 식으로 활약하면 위선이네 어쩌네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만, 담배 한 보루 때문에 공산주의 찬양글 쓰고 원래부터 공산주의자였다고 변절했던 사람들처럼 이익과 자기보신 때문에 올바른 신념을 행동으로 관철하는 사람을 깎아내리는 건 영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네.


그러고보니 라일은 20세. 성인입니다. 고등학생 미성년자들이 날뛰는 이 바닥에서 20대면 아재 클래스(…)지요. 이쯤 되었으면 보통 과거에 있었던 사건 운운하며 슬픈 과거를 어필하는 캐릭터들이 널린 세상에 이 나이를 먹고도 올바른 신념을 유지하는 주인공을 보는 게 참 얼마만인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마냥 밝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런 타입을 최근 들어 못 본 것 같거든요. 위대한 영웅이 아니라 위대한 일에 도전하는 보통 사람이라는 말에 어울리는, 멋진 주인공이라고 생각합니다.


여튼 확실히 재밌었습니다. 생각할 거리도 제법 많아서 충분히 만족스러웠네요. 한 번 SF틱하다고 생각하고 나니까 마물들이 죄다 외계인으로 치환되어버리고 있습니다만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할만한 작품입니다. 아직 안 읽으셨다면 구입을 추천합니다.

2015. 8. 24. 17:23

[함대 컬렉션] 반격! 제2차 SN작전! 일지

이번 이벤트는 정말, 뭐랄까, 현역시절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한마디로 거지 같았어요. [...]

미즈호 파밍해야 하는데 지금 자원이...

자원 회복한 후에 다시 돌아봐야겠습니다.


이벤트 시작 전 자원



2015. 8. 23. 16:57

마검마탄의 사이드 스토리

이미지 출처 : 영상출판미디어


작가 : 4FOUR

일러스트 : kylin


<도서 입수>

타입문넷 2015년 8월 감상 이벤트


<추천등급>

★★★★☆

조금은 현실적이고 어두운 타입의 이세계 전이 판타지에 대한 뒷 이야기나 귀환 이후의 이야기가 궁금한 사람


<대략적 줄거리>

이세계로 소환되어 온갖 고생과 고난을 겪은 끝에 원래 세계로 귀환한 김현수. 그 시련으로 얻은 것은 자신이 조연이라는 지독한 현실이었다. 가족과 친구를 잃고 돌아온 원래 세계에서도 겉돌던 현수는 또다시 조역으로서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주인공'인 친구와는 별개로 다시 시작된 사건들과, 기다렸다는 듯이 다가오는 과거의 악연들을 헤쳐나간 끝에 악연을 마무리짓고, '주인공'에게 모든 것을 맡긴 뒤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다.


<감상>

이세계로 소환되어 수많은 모험을 겪고 영웅이 되어 수많은 미녀들과 함께 금은보화에 휩쌓인 성공한 삶의 과정을 그리는 작품은 많지요. 과거부터 인기있는 설정이었던만큼 찾아보면 엄청난 양의 이세계 판타지물을 접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만큼 명작과 망작이 동시에 존재하는 장르기도 하고요. 『 나니아 연대기 』와 국내 양판소는 비교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어찌되었든 이세계로 가서 시련을 겪고 마침내 위대한 영웅이 된다는 구조 자체는 동일합니다. 과정과 결과 이후의 이야기가 문제죠.


어찌되었든 이세계 전이 판타지는 오래된 구조인만큼 다양한 갈래로 갈라져 나왔고, 마검마탄의 사이드 스토리처럼 주인공이 아니라 그 주변 인물들에게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습니다. 바로 이 작품의 주인공인 김현수처럼 말이죠.


화자이자 주인공인 김현수. 이세계에 떨어져 온갖 고생을 다 하고 살짝 맛이 간 상태로 원래 세계로 돌아왔습니다. 문제는 같이 갔던 지인들 중 여동생과 친구가 저 세계에 남았고, 그것도 모자라 귀환하지 않은 인물들에 대한 모든 것들이 원래 세계에서 사라져 버렸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간신히 돌아와 좀 평안하게 지내는가 싶더니 다른 친구가 주인공인 사건의 조연으로 또다시 휘말립니다. 그나마 이세계에서의 능력이 좀 남아있기는 합니다만 예전만큼은 아닙니다.


그래도 '조연의 위치에 선 주인공'답게 '주인공'을 위한 이야기로 인과를 변경하여 사건을 마무리지은 뒤, 거의 유일한 오아시스인 미소녀 외국인 로리인 스콘 선배와 놀러갈까, 하는데 마무리되었던 이야기가 살짝 튀어나왔습니다. 네, '주인공'의 히로인이 되었어야 했을 소녀 신백영이 기억을 되찾아 돌아온 것입니다. 하필이면 미소녀 선배가 팔에 달라붙어있는 시점에서요. 햣하! 러브코미디다! <-



여성인물을 보상품처럼 얘기하니 좀 그렇습니다만, 현수가 노력한 것에 대한 보답이라고 생각하면 괜찮지 않을까요. 개처럼 일해봤자 아무 것도 못 얻는 현실처럼 백영이가 주인공에게 가는  전개였다면 작가를 욕하며 책을 던져버렸을지도 모릅니다. 픽션에서까지 그런 걸 느끼고 싶지는 않거든요. 연재판에서는 그랬다고 하는데, 출판본은 변경되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 권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궁금해집니다. 히로인 쟁탈전도 벌어질 것 같고, 그걸로 PTSD로 맛이 간 현수 멘탈도 좀 회복되었으면 좋겠네요.

2015. 7. 21. 07:21

멕 타이탄 가제트 거갑투사 그란어스



이미지 출처 : 알라딘


작가 : 칸자카 하지메

삽화 : 하야시 테츠야, 하야시 케이타

번역 : 김완


<도서 입수>

타입문넷 2015년 7월 감상 이벤트


<추천 등급>

★★★☆☆

오랜 세월 잊고 지냈던 거대로봇의 향수를 느끼고 싶은 사람


<대략적 줄거리>

극도로 오염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지구를 침략한 다른 세계의 지구연합군. 이를 막기 위해 쿠류인 시아는 아버지의 협박에 가까운 부탁에 거대로봇 그란어스를 타고 싸우게 된다. 지구의 미래를 위해 시아는 동료들과 함께 다른 세계의 지구연합군과 싸워나간다.


<감상>

메카물이지만 표지를 보면 알다시피 아머드 코어나 워머신 같은 기름기와 화약 냄새가 풀풀나는 리얼 하드메카물은 아닙니다. 적당한 설정이 나오기는 하지만 필살기 같은 거 보면 아무리봐도 슈퍼계네요. 잘 나가면 슈로대에서 보게 되려나... 하고 있는데 이거 단권이었어...?


주인공 쿠류인 시아. 이 바닥에서 정말 희귀한 히로인(여주인공)입니다. 보통 이런 물건의 주인공이 남주인공인데 말이죠. 계속 슈로대를 언급하게 되는데, 여튼 슈로대 나오는 인물들 중 주인공이면서 파일럿인 아가씨들은 없다시피하고, 굳이 슈로대가 아니더라도 여주인공이 파일럿으로 나오는... 톱을 노려라 이후로 또 뭐가 있었더라. 어쨌든 희귀합니다. 일단 딱히 사고를 터뜨린 것도 아니고, 멘탈이 약한 것처럼 보이지도 않고, 성격이 모난 것도 아닌 것 같아 마음에 드네요. 개그 보정이라고는 하지만 성희롱하는 박사 가차없이 신고해서 보내버리는 멘탈이 특히나 마음에 듭니다.


시시가자키 가오 박사. 음. 오래 전에 다른 세계의 지구에서 망명한 천재박사인데, 능력있는 성희롱범이라는 전통적인 변태 이미지 그대로인 양반입니다. 작품 개그적으로는 유쾌해서 좋지만 현실에 이런 양반 있으면 당장 모가지가... 안 날아가네요. 심지어 이 양반 없으면 지구가 말 그대로 약탈당할 위기니 오히려 시아보고 참고 견디라는 얘기가 나오겠죠. 더러운 현실이...


그 외에도 여러 등장인물들이 있지만 인상깊은 둘을 제외하면 그다지 쓸 게 안 떠오르니 패스.


재밌게 보기는 했지만, 어떻게든 사람이 죽는 모습을 외면하거나 숨기려는 모습이 보이는 것 같아서 그 점이 좀 거슬립니다. 전쟁이고 기술격차가 벌어진 세계의 침략이라면 무시무시한 숫자로 죽어나가는 게 정상 아닌가요? 물론 상업작품이 무지막지하게 죽어나가면 매출에 영향이 가니까 적당히 조절해야한다는 건 알지만, 어정쩡하게 언급할 거라면 그냥 묘사하지 말고 넘어가던가. 솔직히 시아가 적기 파괴한 뒤 적 조종사를 죽인 게 아닌가 싶어 당황할 때도 전쟁이니까 당연히 죽일 수도 있지. 견적필살! 아니면 네가 죽어! 하고 싶었지만, 바로 전날까지 평화롭게 지내던 10대 소녀니까 당황할 수도 있지 하고 넘어갔습니다. 쓸모없고 제대로 하지도 않았던 곤뇽의 정신교육의 여파가 이렇게... 자면서 들었더니 무의식에 파편이 박혔나



그래도 전체적으로 만족할만한 수준이, 아, 부족한 거 하나. 슈퍼계 로봇이라면 역시 필살기는 용자검법 아냐? 빔은 사도다! <-

2015. 6. 30. 19:22

리딩 블러드 - 최강의 혈통 1

이미지 출처 : 알라딘


작가 : 타오 노리타케

삽화 : 코리에 리코

번역 : 문기업


<도서 입수>

타입문넷 2015년 6월 감상 이벤트


<추천 등급>

★★★★☆

이능력이 가미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러브코미디가 필요한 사람


<대략적 줄거리>

아이자 나기사는 '모노노후'가 가진 이능력으로 오니가미를 봉인하고 요괴를 퇴치하는 아이자 가문의 소년으로, 오니가미의 봉인과 이능력 유전을 위해 고등학교 졸업 전까지 신부를 맞이하여 아이를 낳아야 요괴의 봉인을 유지하고 세계의 멸망을 막을 수 있는 숙명을 가지고 있다.


적합한 상대의 눈동자에는 문장이 떠오르는데 아버지와는 달리 이성에게 인기가 없기에 적합자를 만나는 것과는 별개로 이성이 난항을 겪는 도중 요괴의 혈통을 가진 쿠라마 미카라는 소녀와 만나게 된다. 적합자이자 요괴의 혈통이라는 것과 더불어 개인적으로는 호감을 느끼는 상대이기에 복잡한 심정으로 함께 지내는 동안 두 사람의 거리는 점점 더 가까워져 간다.


이후 오니가미의 부하를 막기 위해 싸우던 도중 나기사와 미카는 두 사람의 미래의 가능성으로 만들어진 아이의 힘으로 부하를 물리친다.


<감상>

가볍게 읽을 수 있으면서도 너무 가볍게 쓰여지지 않아 괜찮은 라노베입니다. 전투신이 부실한 감이 없잖아 있지만 그래도 그건 주인공이 약한 축에 속한다고 하는 걸 알기에 감안하면 괜찮은 수준이, 아니 역시 전투신은 부실하네요. 러브코미디 작가들이 대체적으로 전투신에 부실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좀 더 열심히 할 수 있었지 않았을까요!


서브 히로인으로 예정된 츤데레 소꿉친구 이자와 나미는 폭력성을 자제해 주었다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만, 이 동네에서 츤데레와 폭력이 정경유착과도 같은 관계성을 가지고 있다는 걸 생각해보면 결국 전형적인 성격상이 나올 수 밖에 없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런 세태가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언제쯤이 되어야 애정과 폭력은 양립할 수 없음이 오덕계에 전파될런지…….


마찬가지로 서브 히로인인 여동생 아오이 사히로는, 뭐, 당연하다는 듯이 친오빠와 전통적인 생물학적 유전자 조합을 노리고 있습니다. 능력있고 예쁜 여동생이 헌신적으로 돌봐준다는 환상이 이 바닥에서 먹히고 있으니 이런 캐릭터가 계속 나타나는 것이겠지요. 현실이 얼마나 각박하기에…….


서브 히로인에 대해 잔뜩 얘기하고 메인 히로인에 대해서는 왜 아무 말이 없느냐면, 개인적으로 만족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폭력과 츤데레가 난무하는 이 바닥에서 간만에 순진하고 부드러운 성격의 아가씨가 메인 히로인이에요! 이건 밀어줄 수 밖에 없잖아요! 미카 좋습니다 미카.


주인공인 아오이 나기사는 전형적인 러브코미디 주인공입니다. 자기 입으로는 인기 없다고 하지만 미카 이전에 이미 소꿉친구와 여동생이 호감을 품고 있다는 걸 아는 독자의 입장에서는 참……. 그래도 자기 처지 때문에 짝을 고르는데 신중한 점은 플러스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등장인물들 평은 이쯤 해두고, 아무래도 혈통에 관련된 이야기인만큼 본의 아니게 교양수업으로 들었던 유전학 관련 지식들이 떠오르더군요. 그래서인지 미카가 자기 능력이 후대에 유전될 걸 걱정하는 모습이 괜한 걱정으로 보이는 불상사가 발생했습니다만, 이능력이 있는 세계니까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넘겼습니다. 생각해보면 주인공 능력도 절대적 유전으로 내려온 거였으니까 미카의 걱정도 괜한 기우는 아니었네요. 결국 미래의 가능성인 두 사람의 아이는 이능력과 요괴의 힘 모두 쓰는 사기캐릭이 되기도 하고요. 포켓몬이냐.


여튼 다음 권이 나온다면 새로운 히로인이나 서브 히로인과의 가능성의 아이가 나올 테고, 그러면서 히로인이 조금 더 늘어나겠죠. 러브코미디인만큼 그럴 수 밖에 없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왕이면 납득할만한 전개로 늘어나줬으면 좋겠네요.

2015. 5. 23. 01:35

[포목점 은여우의 연애기담] 야시나리 혼례복 제작 분투기


2015. 5. 13. 22:23

[비뢰도] 하늘과도 같은 그대 12.


2015. 5. 7. 20:42

[비뢰도] 하늘과도 같은 그대 11.


2015. 5. 3. 01:09

[함대 컬렉션] 발동! 제11호작전 일지


항공모함 카츠라기. 보상.


항공모함 운류. 파밍.


전함 리토리오. 보상.


수상기모함 아키츠시마. 보상.


시작 전 자원

직후 자원

소모자원은 연료 3만, 탄약 3만, 강재 2만 5천, 보키 1만 5천, 양동이 250개 추정.


2015년 4월 29일 ~ 5월 3일 새벽 12시 반까지 약 사흘 간의 공략 끝에 클리어했습니다.

아마기를 얻고자 했으나 실패했고, 떡 파밍도 실패했었는데 이번에는 매우 빠르게 클리어했네요.
레벨링과 장비개발이 빛을 발했다고 하고 싶지만, 사실 이벤트가 쉬웠죠 [...] 그래도 덕분에 즐길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지난 번에는...

E-1은 조금 헤맸고, 다른 해역은 문제없이 쑥쑥 진격했고(특히 E-2는 돌파와는 별개로 운류 파밍으로 13회만에 운류를 얻었습니다), 마지막에는 22회 도전했는데, 어찌되었든 이벤트 내내 지원/결전함대 한 번 안 부르고 끝냈네요.


아직 전함 로마를 비롯한 레어함 파밍이 남아있지만 그거야 남은 기간 동안 널널히 하면 될 일이네요.

마음 같아서는 유짱도 하나 더 얻고 싶지만, 갑질로 클리어해서 쉽지 않겠죠.


어찌되었든 큰짐을 덜어서 마음이 편합니다.

2015. 4. 30. 01:58

[비뢰도] 하늘과도 같은 그대 10.


2015. 4. 22. 21:41

[비뢰도] 하늘과도 같은 그대 9.


2015. 4. 15. 22:28

[비뢰도] 하늘과도 같은 그대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