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5. 30. 00:50

던전의 주인님 3권


저자 : 박제후

그림 : GAMBE


<입수>
타입문넷 2017년 4월 감상 이벤트


<추천등급>

오로지 전진. 끝없이 치고 나가는 전개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추천


<간단 줄거리>
황권을 두고 벌이는 황자와 황녀의 내전은 답답한 교착 상태에 빠졌다.
양측 다 돌파구를 찾지 못하던 그때, 황자군의 맹장 밸리어트가 오주윤이 지키고 있는 2-04던전을 공격한 것이다.
이에 오주윤은 자신의 모든 걸 걸고 거미장군 밸리어트를 막아내기로 결의한다.
언뜻 불가능해 보이는 싸움이지만, 뜻있는 영웅들이 그의 진영에 합류하면서 희망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감상>

5월 9일에 책이 도착했던가, 받고 나서 1권을 본 줄 알았는데 안 봤다는 걸 깨닫고 다급히 읽는 도중, 설상가상으로 2권이 어디 있는지 찾지 못해 모든 책 박스를 뜯어 제껴 간신히 찾아낸 2권 역시 비닐 밀봉 그대로인 상태라는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자체 타임 리미트를 걸어 단숨에 읽어내렸습니다만, 그렇게 읽어내려도 문제 없을 만큼 빠르고 흡인력 있는 전개로 치고 나가네요.


사실 읽을 때는 흡인력이라 느꼈는데 지금에 와서는 이게 흡인력이었는지 나도 모르게 멱살잡혀 끌려가는 건지 모르겠네요. 어쨌든 그렇습니다. 브레이크 없이 무조건 엑셀만 밟으며 달려나가는 느낌입니다. 호불호가 갈리겠군요. 이건 어째 라이트노벨이라기보다는 판타지 소설 같은데 말이죠.


아니면 뭔가 하려고 해도 결국 주변 상황에 이래저래 끌려갈 뿐인 우리네 인생살이와 비슷한 것 같기도 하네요. 주인공과 우리가 다른 점이라면 주인공은 어떻게든 성장해간다는 거지만, 우리는 하염없이 떨어지는 은행 금리마냥 바닥을 향해간다는 것이겠죠. 혹은 내가 투자한 주식이라던가. 앗... 아아....


어쨌든 물리적이든 정신적이든 마구 굴러 거칠어진 주인공의 모습은 근래의 라이트노벨 주인공들하고는 상당히 다릅니다. 살짝 선만 넘어주면 상어이빨을 한 귀축왕과 비슷한 행보를 걷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하지만 우리는 간행물 윤리규정을 준수해야하기에 그런 모습은 볼 수가 없습니다. 안타깝기 그지없군요. 유교탈레반...!


간행물 윤리규정하니 생각났는데 삽화가가 변경되었지요. 과연 이게 독이 될지 약이 될지 모르겠네요. 일러가 변경되면서 처참히 무너진 소설들이 생각나니 말입니다. 일러는 중요합니다. 이는 고사기에도 실려있어요 [?]


꽤 많은 히로인 후보들이 나옵니다. 보비, 메이니, 죠니아 백작부인, 네리스 등등. 그렇지만 딱히 이 시리즈를 이끌어갈만한 간판 히로인은 보이지 않네요. 시대를 풍미할만한 글에는 그 글을 이끌어가는 간판 히로인이 있기 마련입니다만, 그게 없다는 게 조금은 아쉽습니다. 좀 더 히로인들을 능동적으로 활약하게 만들어 매력을 드러내야 하지 않을까요. 그게 라이트노벨이니까요. 주인공은 덤이에요! 활약은 여캐가 해야 제맛이지! 마! 늬 한국꼐임 안해봐쩨! 여는 그리하모 아이된다 마!


개인적인 취향이 맞느냐고 하면 글쎄...? 하겠지만 그러면서도 다음 권을 사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따, 딱히 마음에 든 건 아니야! 착각하지 마! <-

2015. 7. 21. 07:21

멕 타이탄 가제트 거갑투사 그란어스



이미지 출처 : 알라딘


작가 : 칸자카 하지메

삽화 : 하야시 테츠야, 하야시 케이타

번역 : 김완


<도서 입수>

타입문넷 2015년 7월 감상 이벤트


<추천 등급>

★★★☆☆

오랜 세월 잊고 지냈던 거대로봇의 향수를 느끼고 싶은 사람


<대략적 줄거리>

극도로 오염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지구를 침략한 다른 세계의 지구연합군. 이를 막기 위해 쿠류인 시아는 아버지의 협박에 가까운 부탁에 거대로봇 그란어스를 타고 싸우게 된다. 지구의 미래를 위해 시아는 동료들과 함께 다른 세계의 지구연합군과 싸워나간다.


<감상>

메카물이지만 표지를 보면 알다시피 아머드 코어나 워머신 같은 기름기와 화약 냄새가 풀풀나는 리얼 하드메카물은 아닙니다. 적당한 설정이 나오기는 하지만 필살기 같은 거 보면 아무리봐도 슈퍼계네요. 잘 나가면 슈로대에서 보게 되려나... 하고 있는데 이거 단권이었어...?


주인공 쿠류인 시아. 이 바닥에서 정말 희귀한 히로인(여주인공)입니다. 보통 이런 물건의 주인공이 남주인공인데 말이죠. 계속 슈로대를 언급하게 되는데, 여튼 슈로대 나오는 인물들 중 주인공이면서 파일럿인 아가씨들은 없다시피하고, 굳이 슈로대가 아니더라도 여주인공이 파일럿으로 나오는... 톱을 노려라 이후로 또 뭐가 있었더라. 어쨌든 희귀합니다. 일단 딱히 사고를 터뜨린 것도 아니고, 멘탈이 약한 것처럼 보이지도 않고, 성격이 모난 것도 아닌 것 같아 마음에 드네요. 개그 보정이라고는 하지만 성희롱하는 박사 가차없이 신고해서 보내버리는 멘탈이 특히나 마음에 듭니다.


시시가자키 가오 박사. 음. 오래 전에 다른 세계의 지구에서 망명한 천재박사인데, 능력있는 성희롱범이라는 전통적인 변태 이미지 그대로인 양반입니다. 작품 개그적으로는 유쾌해서 좋지만 현실에 이런 양반 있으면 당장 모가지가... 안 날아가네요. 심지어 이 양반 없으면 지구가 말 그대로 약탈당할 위기니 오히려 시아보고 참고 견디라는 얘기가 나오겠죠. 더러운 현실이...


그 외에도 여러 등장인물들이 있지만 인상깊은 둘을 제외하면 그다지 쓸 게 안 떠오르니 패스.


재밌게 보기는 했지만, 어떻게든 사람이 죽는 모습을 외면하거나 숨기려는 모습이 보이는 것 같아서 그 점이 좀 거슬립니다. 전쟁이고 기술격차가 벌어진 세계의 침략이라면 무시무시한 숫자로 죽어나가는 게 정상 아닌가요? 물론 상업작품이 무지막지하게 죽어나가면 매출에 영향이 가니까 적당히 조절해야한다는 건 알지만, 어정쩡하게 언급할 거라면 그냥 묘사하지 말고 넘어가던가. 솔직히 시아가 적기 파괴한 뒤 적 조종사를 죽인 게 아닌가 싶어 당황할 때도 전쟁이니까 당연히 죽일 수도 있지. 견적필살! 아니면 네가 죽어! 하고 싶었지만, 바로 전날까지 평화롭게 지내던 10대 소녀니까 당황할 수도 있지 하고 넘어갔습니다. 쓸모없고 제대로 하지도 않았던 곤뇽의 정신교육의 여파가 이렇게... 자면서 들었더니 무의식에 파편이 박혔나



그래도 전체적으로 만족할만한 수준이, 아, 부족한 거 하나. 슈퍼계 로봇이라면 역시 필살기는 용자검법 아냐? 빔은 사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