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의 사역마X나노하] 제로의 루이즈 Episode 1.
[제로의 사역마X나노하] 제로의 나노하 Episode 1. 새로운 인연
어깨에 망토를 걸치며 분홍빛이 들어간 금발의 소녀가 조용히 말했다.
"오늘은 반드시……."
풀네임 루이즈 프랑소와즈 르 브랑 드 라 바리엘.
보통 루이즈, 혹은 본인이 들으면 굉장한 반응을 내보이는 호칭인 '제로'로 불리는 소녀. 그녀에게 있어서 오늘은 굉장히 중요한 날이었다.
바로 봄의 사역마 소환의식.
마
법사에게 있어서 사역마는 마법사의 능력을 나타내는 척도의 하나. 그렇기에 귀족임에도, 메이지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마법 하나
사용하지 못하고 '제로'라 불리게 된 루이즈에게 오늘의 의식은 지금까지의 자신에 대한 평가를 완벽하게 뒤집을 수 있는 기회였다.
"반드시……."
자신의 지팡이를 챙겨 방을 나서면서 루이즈는 다시 한 번 다짐했다. 오늘이야말로 '제로'라는 오명을 벗어버리겠다고. 긍지 높은 귀족, 능력 있는 귀족으로 다시 서겠다고.
확실히 오늘 그녀가 소환한 '사역마'가 그녀의 '제로'를 지금까지의 의미와는 다른 의미로 불리게 하기는 하지만, 그것은 조금은 먼 미래의 이야기이다.
─────
방과 후 나노하는 오랜만에 집으로 곧바로 돌아가는 중이었다.
오늘은 관리국의 업무도 없었고, 며칠 전에 모의전으로 훈련장이 부서졌기 때문에 교도관으로서의 일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페이트나 하야테는 일이 생겨서 점심시간에 관리국으로 가버렸고, 아리사와 스즈카는 학원. 그래서 오늘은 혼자였다.
그런 나노하의 앞에 녹색 타원형 구체는 급작스럽게 나타났다.
반사적으로 목에 걸려 있던 레이징 하트를 손에 쥔 나노하는 그 구체를 바라보았다.
“마력 반응이…….”
<차원 이동 마법급의 대량 마력 반응입니다.>
뿜어져 나오는 마력에서 알 수 있었지만 평범한 물건은 아니었다. 차원 이동급 마법이 결계 내부도 아닌 곳에서 발현하였고 이 세계는 마법을 알지 못하는 세계. 누군가 이것을 건드리기라도 한다면, 아니, 보기만 하더라도 큰일이었다.
“레이징 하트. 해제할 수 있을까?”
<어렵습니다. 처음 보는 술식.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어떡하지…….”
유노처럼 결계를 펼칠 수도, 마법을 해제할 수도 없는 상황.
고민하던 나노하는 손을 뻗었다.
<마스터?>
“괜찮아. 위험하면 바로 물러날 테니까.”
초록색 구체에 손이 닿는 순간, 미약한 저항감이 느껴졌다. 그러나 그 저항감은 곧 사라지고 나노하의 손은 구체안으로 부드럽게 밀려들어갔다. 위험은 없다고 안도하며 손을 빼내려는 순간,
<마스터!>
“아앗!”
초록색 구체는 거칠게 나노하를 빨아들였고, 나노하의 안도감이 당혹감으로 바뀌며 의식이 끊기게 될 때까지는 그리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그렇게 급작스럽게 한 소녀를 빨아들인 초록색 구체는 곧 사라져버렸다.
─────
"……너 누구야?"
루이즈의 눈앞에 나타난 것은 한 소녀─나노하였다.
교복이라는, 루이즈로서는 난생 처음 보는 복장으로 땅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나노하의 모습에 루이즈는 물론이고 주위의 다른 학생들도 그저 조용히 나노하를 바라보고 있었다. 수십 명이나 되는 사람들의
시선에 당황했는지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던 나노하는 지그시 노려보는 루이즈의 눈빛을 알아채고는 더욱더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아, 에, 저기…….”
"누구냐니까!"
루이즈의 짜증이 섞인 질문에 나노하는 그제야 맨 처음 루이즈가 했던 말이 떠올랐는지 이렇게 대답했다.
“에, 저기, 시공 관리국, 아니 사립 세이쇼 대학 부속 초등학교 6학년 타카마치 나노하입니다. 저기, 그런데 누구신가요?"
"……루이즈 프랑소와즈 르 브랑 드 라 바리엘."
묘하게 예의바른 대답이었기에 루이즈는 잠시 고민한 후 자신의 풀네임을 들려주었다. 그리고 잠시 주위에 침묵이 돌았다.
그리고…….
“뭐야, 루이즈? 또 실패한 거야?”
한 학생의 외침에 루이즈는 입술을 깨물며 대답했다.
“조금 실패한 것뿐이야!”
그러나 루이즈의 변명은 학생들의 야유 속에 파묻혀버렸다.
“뭔가 대단한 것을 소환한다고 하지 않았어?”
“역시 제로의 루이즈!”
“평민을 소환하다니. 나름 대단하잖아, 루이즈!”
쏟아지는 야유를 듣는 루이즈는 그거 고개를 숙일 뿐이었다. 오늘만큼은 반드시 성공하리라고 맹세했는데, 결국 오늘도 실패해버렸다. 화를 참기 위해 쥔 주먹에서 통증이 느껴져 왔다. 그리고 그 통증에 루이즈는 고개를 들어 이 서몬 서번트의 담당 교사인 미스터 콜베르를 향해 외쳤다.
“미스터 콜베르! 다시 한 번 소환할 수 있게 해주세요!”
루이즈의 말에 주위의 학생들 중 일부가 외쳤다.
“어이, 이번에는 또 뭘 소환하려고?”
“이번에는 귀족을 소환할 생각이야!”
“시끄러!”
머리끝까지 화가 난 루이즈의 외침은 그녀를 놀리는 학생들에게는 그저 단순한 자극에 불과할 뿐이었다. 한 번 더 외치려 했던 루이즈도 그것을 깨달았는지 이내 미스터 콜베르를 바라보았다. 제발…….
“그것은 안 되네. 미스 바리엘.”
간절한 바람이었건만 미스터 콜베르는 냉정하게 그것을 거절하였다. 루이즈가 외쳤다.
“어째서입니까!”
미스터 콜베르는 자신의 딸 벌인 소녀의 공격적인 태도에 담담히 설명하였다.
“정해진 것이다. 2학년으로 진급한 후, 너희들은 사역마를 소환한다. 지금 하고 있는 그대로다.”
“그것은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루이즈의 반박은 손을 들어올린 미스터 콜베르의 행동에 의해 막혔다. 아무리 공작 가문의 영애라고 해도 지금은 트리스테인
마법학원의 학생들 중 하나. 게다가 교사임과 동시에 과거 염사의 콜베르라 불리며 이름을 날렸던 마법사에게 덤빌 수는 없었다.
미스터 콜베르는 말을 이어나갔다.
“사역마를 소환하는 것은 신성한 의식이고 좋다, 나쁘다로 선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저 소녀를 사역마로 하는 수밖에 없어.”
“그렇지만 평민을 사역마로 한다는 것은 들어본 적도 없습니다!”
계속해서 반박하려 드는 루이즈에게 콜베르는 한 마디로 일축했다.
“이것은 전통이다. 미스 바리엘. 예외는 인정할 수 없어. 저 소녀는……”
미스터 콜베르는 나노하를 한 번 보고는 루이즈를 향해 말했다.
“네 말대로 평범한 평민 소녀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불러낸 이상 너의 사역마로 할 수 밖에 없어. 동서고금을 통틀어 사람을
사역마로 한다는 예는 들어본 적이 없지만 봄의 사역마 소환 의식의 룰은 어떤 룰보다도 우선으로 한다. 저 소녀는 너의 사역마가
되지 않으면 안돼.”
“그런…….”
루이즈는 어깨를 축 늘어뜨렸다.
“자, 그럼 의식을 계속하도록.”
“에─, 저 애와?”
“그래. 빨리. 다음 수업이 시작해버리지 않나? 너는 소환에 얼마나 시간을 들였다고 생각하는가?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실패한 끝에 겨우 불러냈잖나. 됐으니까 빨리 계약이나 하게.”
그래, 그래, 하고 주변 학생들로부터 야유가 쏟아졌다.
루이즈는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나노하를 바라보았다. 그 시선에 나노하 역시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 표정에 루이즈는 한숨을 한 번 내쉬고는 나노하를 불렀다.
“얘.”
“네, 네!”
나노하는 한 번 움찔하고는 대답했다. 그 반응에 루이즈는 다시 한 번 한숨을 내쉬었다. 소환된 게 이런 애라니. 사역마라기보다는 견습 시녀와 같다. 자신의 운명을 저주하며 루이즈는 나노하를 향해 말했다.
“너, 감사하도록 해. 귀족에게 이런 걸 하는 건, 보통 일생에 한 번도 없으니까.”
그렇게 말하며 루이즈는 포기했다는 듯이 눈을 감았다. 그리고 손에 든 작은 지팡이를 나노하의 눈앞에서 흔들며 말했다.
“내 이름은 루이즈 프랑소와즈 드 라 브랑 바리엘. 다섯 힘을 관장하는 펜타곤. 이 자에게 축복을 내려, 나의 사역마가 되게 하라.”
낭랑하게 주문을 읊던 루이즈는 지팡이를 나노하의 이마에 살짝 댔다. 잠시 후 지팡이를 뗀 루이즈는 무릎을 굽혀 나노하와 시선을 맞춘 뒤, 천천히 자신의 입술을 가까이 하였다.
“어, 에, 저기, 그…….”
“괜찮으니까 가만히 있어.”
당황하는 나노하를 향해 루이즈는 화가 난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 그래도, 지금, 무엇을…….”
“아아, 정말! 가만히 있으라고 얘기했잖아!”
루이즈는 왼손으로 나노하의 얼굴을 붙잡고는 그대로 입술을 겹쳤다.
“?!”
“응…….”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눈이 커진 나노하와 가볍게 눈을 감은 루이즈의 표정은 대조적이었다. 주관적으로 엄청나게 길었던 이 시간은 루이즈가 입술을 떼면서 끝나버렸다.
“끝났습니다.”
담담하게 말하는 루이즈와는 달리, 당한 입장(?)인 나노하는 패닉 그 자체를 표현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굳어있었다. 그러나 루이즈는 그것을 완벽하게 무시하였다.
“하우우…….”
……무시하였다.
“우우…….”
……무시─ 하지 못하였다.
빨개진 얼굴로 울먹거리고 있는 나노하를 보며 루이즈는 한숨과 함께 말했다.
“하아……. 울지 마.”
“하지만, 그게…….”
다시 한 번 한숨을 내쉴 것이냐, 아니면 잔소리를 할 것이냐로 고민하던 루이즈의 귓가에 미스터 콜베르의 말이 들려왔다.
“[서몬 서번트]는 몇 번이나 실패했지만 [컨트랙트 서번트]는 깔끔하게 됐군.”
루이즈는 미스터 콜베르의 말을 담담히 받아넘겼다. 그는 담당 교사로써 그렇게 말한 것일 뿐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언제나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해석하는 인간의 본능이 작용한 몇몇 학생들이 전혀 다른 의미로 자신들의 의견을 추가했다.
“상대가 평민이라서 [계약]할 수 있었던 거야.”
“저 녀석이 고위급 환수였다면 [계약]같은 거 될 수 없었다니까.”
몇몇 학생들이 웃으면서 말을 이어나갔다. 결국 루이즈는 그들을 노려보며 외쳤다.
“바보 취급 하지 마! 나도 가끔은 잘 할 수 있다고!”
“정말로 ‘가끔’이지만 말이야. 제로의 루이즈.”
‘훗.’ 하는 느낌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몽모랑시를 보며 루이즈는 미스터 콜베르를 향해 외쳤다!
“미스터 콜베르! [홍수]의 몽모랑시가 저를 모욕했습니다!”
“누가 [홍수]라고! 난 [향수]의 몽모랑시야!”
“둘 다 그만하지 못하나! 귀족이라면 귀족답게 행동하도록!”
말싸움 하는 두 소녀와 그것을 말리는 중년을 보며 방금 전에 일어났던 사고의 충격에서 헤어 나오고 있던 나노하는 문득 몸이 뜨거워짐을 느꼈다. 일순간 지나가는 것이라 여겼던 그 감각은 더욱더 심해져서 종래에는 끓는 물에 데는 것 같은 고통이 되었다.
“아으읏! 아아아아아!”
영원을 향해 달려 나갈 것 같았던 루이즈의 가공할 언어 폭풍이 멈춘 것은 그 때였다. 무시하려 했지만, 왠지 방금 전과 마찬가지로 무시하지 못한 루이즈는 일방적으로 끊긴 말싸움을 이어가려하는 몽모랑시를 무시한 체 나노하를 향해 다가갔다.
“[사역마의 룬]이 새겨지는 것뿐이야. 금방 끝나.”
루이즈는 말하고 나서 자신이 묘하게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는 것에 놀랐다. 잠시 후 고통이 사라진 나노하가 자신의 왼손 등에 새겨진 룬에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 있을 때 “거봐? 이제 괜찮지?” 라고 상냥하게 말한 것이 자신의 입에서 나왔다는 것에도 역시 놀라고 말았다.
“음? 희한한 룬이로군.”
미스터 콜베르는 나노하에게 새겨진 룬을 보며 잠시 고민하더니 이내 다른 학생들을 향해 외쳤다.
“자, 봄의 사역마 소환은 이걸로 모두 끝났다. 모두 교실로 돌아가 다음 수업을 준비하도록.”
그 말과 동시에 모두 천천히 하늘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레비테이션. 공중 부양 마법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타바사처럼
그리폰이나 드래곤 같은 비행형 사역마가 있는 학생들은 루이즈에게 과시하듯이 일부러 사역마를 타고 날아가기 시작했다. 루이즈의
근처로 돌풍을 일으키며 날아가는 것은 분명한 시비였지만 루이즈는 그것을 묵묵히, 그러나 이글거리는 눈동자로 쳐다보고 있었다.
나노하가 루이즈에게 말을 건 시점은 미스터 콜베르까지 날아간 뒤였다.
“저기…….”
“응? 왜?”
“안 가시나요?”
“……가야지. 가자.”
잠시 침묵했던 루이즈는 저 멀리 보이는 교실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런 루이즈를 보며 나노하는 천천히 그 뒤를 따르며 물었다.
“다른 분들처럼 날아가지 않나요?”
나노하의 질문에 루이즈는 발걸음을 멈췄다. 그리고는 그대로 침묵 상태에 빠져버렸다. 루이즈의 반응에 나노하는 자신이 무언가 잘못 말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저기, 그, 말하기 곤란하시다면 안 말하셔도…….”
“못 날아.”
“에?”
루이즈는 나노하를 향해 몸을 돌리며 말했다.
“못 날아. 나는. 마법이 항상 실패해서 [제로]라고까지 불리는 걸. ……이상해. 어머니에게도 이런 말하는 건 부끄러웠는데 어째서 너에게는 아무렇지도 않은 걸까? 사역마라서?”
“……죄송해요.”
“너가 죄송할 필요는 없잖아. 자, 가자. 걷는 데는 익숙해져버렸으니까 1시간 정도만 걸으면 될 거야. 어차피 다음 수업도 그때부터고.”
루이즈는 자신의 상태가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되었다. 이런 식으로 누군가를 대한 적은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사역마 소환에 모든 것을 걸었었기 때문에 이제는 포기해서 그런 것일까.
문
득 자신의 둘째 언니가 떠올랐다. 지병 때문에 약하지만 언제나 자신을 이해해주고 격려해줬던 상냥한 사람. 그 사람이 자신을 돌봐줄
때 이런 기분이었을 것이라 생각하니, 루이즈는 나노하가 자신이 소환한 사역마가 아니라 여동생처럼 느껴졌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루이즈는 오늘 정말로 자신이 이상하다고 생각되었다.
“저기…….”
“응?”
“날아가요. 저, 날 수 있으니까.”
“……무슨 소리야?”
나노하는 대답 대신에 목에 걸려 있던 붉은 구슬을 들었다. 옷에 가려져 있었기 때문에 루이즈는 지금까지 그것을 볼 수 없었다. 붉은 구슬을 손에 쥔 나노하는 외쳤다.
“레이징 하트. 셋 업!”
<네. 마스터.>
“이, 인텔리전트 웨폰?”
레이징 하트라 불린 붉은 구슬에서 목소리가 흘러나오자 루이즈는 놀라고 말았다. 지능을 가진 무기를 가지고 있는 소녀? 이렇게 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평민 소녀가 인텔리전트 웨폰을 들고 다닐 리가 없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루이즈의 의혹은 나노하의 복장이 달라진 것으로 확신이 되었다.
“너, 평범한 애는 아니었구나? 그 세이쇼 어쩌구는 가짜?”
“아니요. 겸업이랄까. 시공 관리국 무장대 전기 교도대 교도관도 하고 있어요. 둘 다 진짜예요.”
“뭐, 어찌되었든. 날 수 있다고 했지? 어떻게 날 건데?”
“인명 구조하는 방법으로요. 레이징 하트.”
<플라이어 핀 기동합니다.>
레이징 하트의 말과 함께 나노하의 발목 부분에서 분홍빛의 날개가 나타났다. 그 상태로 약간 공중에 뜬 나노하는 루이즈의 뒤로 다가가 그녀의 겨드랑이 아래로 양팔을 뻗어 부드럽게 루이즈를 안았다.
“조금 불편하더라도 참아주세요. 저기로 가면 되나요?”
“어, 아, 응.”
방향을 확인한 나노하는 천천히 하늘로 날아올랐다. 그리고는 저 멀리 날아가고 있는 학생들을 향해 날기 시작했다.
풍압 때문에 눈이 아플 수도 있건만 난생 처음으로 하늘을 날게 된 루이즈는 멍하니 빠르게 지나가는 풍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오늘 아침 자신의 다짐을 지킬 수 있었다. 최강이 아닐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무능한 평민을 소환한 것은 아니었다. 게다가 레이징 하트라 불리는 인텔리전트 웨폰. 어느 정도의 무력은 기대할 수 있으리라.
그렇게 생각하며 루이즈는 점점 커져가는 앞의 학생들을 보며 미소 지었다.
“[제로]도 제로가 아닐 때가 있다고.”
“예?”
“아냐, 아무 것도.”
등 뒤에 있기 때문에 루이즈의 말을 제대로 듣지 못한 나노하가 되물었지만 루이즈는 간단히 얼버무렸다.
─────
결국 나노하와 루이즈가 교실 건물에 도착했을 때에는 모든 학생들이 그 둘을 바라보고 있었다. 단순한 평민 소녀인 줄 알았던 나노하가 루이즈를 안고 날아온 것 때문에 놀랐던 것이었다.
그것은 미스터 콜베르 역시 마찬가지였는지 약간 얼이 빠진 표정으로 루이즈와 나노하를 바라보고 있었다.
“미스 바리엘, 평민 소녀가 아니었군…….”
“아니요. 평민은 맞습니다만, 마법을 쓸 수 있습니다.”
루이즈는 조금 자랑스럽게 말했다. 자신이 마법을 쓸 수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자신의 사역마로 계약한 소녀가 마법을 쓴다는
것은 [메이지의 실력은 사역마를 보면 알 수 있다.]는 말에 따르게 된다면 자신 역시 능력 있는 메이지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얘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나노하가 평민이라고 하기는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능력 없는 평민’일 때의 얘기고, ‘마법을 쓰는 평민’이라고 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그럼 저는 수업이 있으므로, 가자, 나노하.”
“아, 예!”
어느 새 교복으로 돌아온 나노하를 보며 루이즈는 교실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
오후 수업을 마치고 루이즈와 나노하는 기숙사로 와 각자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시공 관리국?”
“예. 미드칠더를 중심으로 각 세계들이 연합해서 세운 단체예요. 각 세계들간의 분쟁 해결이나 로스트 로기아 같은 위험물들을 관리하는 곳이지요.”
“로스트 로기아? 뭐야 그건?”
“그러니까, 고도로 발전된 세계가 멸망한 뒤에 남은 물건들이에요. 굉장한 마력이나 힘이 모여 있어서 소망이 있는 사람들이 얻고 싶어 하지만…….”
나노하는 잠시 침묵한 뒤에 말했다.
“결국 사람들을 쓸쓸하고 가슴 아프게 만들어요.”
“…….”
루이즈는 나노하가 말한 소망이 있는 사람들의 심정을 알 것 같았다. 자신 역시 마법이라는 힘을 소망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침묵이 이어지기 전에 루이즈가 말을 이어나갔다.
“너는 거기서 뭘 하는데? 아까 무장 교도대인가 뭔가를 한다고 했지?”
“저요? 무장대 전기 교도대 교도관, 그러니까 관리국의 실질적인 활동 국원들을 훈련시키는 사람이에요.”
“……너 몇 살인데?”
“12살이요.”
웃으며 얘기하는 나노하를 보며 루이즈는 자신의 사역마가 의외로 엄청난 아이가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듣자하니 관리국 국원으로
선발되는 나이는 보통 청소년기 이상. 12살짜리 아이가 자신보다 나이 많은 사람들을 훈련시키고 있는 셈이다.
이야기는 계속 이어져서 나노하의 원래 세계에 대한 것이나, 친구, 가족들에 대한 것까지 나아갔다.
“로스트 로기아 쥬얼 시드. 그걸로 유노 군을 만나고, 페이트를 만나고, 하야테와 볼켄 리더들도 만났어요. 조금 싸우기는 했지만 결국 모두 친구가 되고…….”
“나노하?”
말끝을 흐리는 나노하를 보며 루이즈가 조심스레 물었다.
“……보고 싶어요.”
시종 밝은 표정을 하고 있던 나노하의 표정이 이 화두에서 약간 어두워진 것을 보고 루이즈는 말했다.
“그 시공 관리국이라는 곳의 함선으로는 여기까지 못 오는 거야?”
“모르겠어요. 본국에 통신 신호를 보내고 있기는 한데, 답장이 오지 않아요. 차원 세계 외곽 지역이라 잘 닿지 않는 것 같아요. 하지만 레이징 하트가 관리국과의 링크가 유지되고 있다고 하니까 언젠가는 답장이 올 거예요.”
목에 걸린 붉은 구슬을 보며 나노하는 그렇게 말했다.
“올 거야.”
“예?”
“답장은 올 거라고.”
루이즈의 말에 나노하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올 거야 분명히. 걱정할 필요 없어. 그리고 설사 안 온다고 하더라도 넌 내 사역마야. 간다고 해도 안 보내 줄 테니까 그런 줄 알아.”
잠시 멍하니 있던 나노하는 루이즈를 향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상냥하네요, 루이즈 씨는.”
나노하의 말에 루이즈는 그저 얼굴을 붉힐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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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마법小女Love 나노하 =StrikerS=(http://cafe.naver.com/lovenanoha.cafe), 『제로의 사역마 - 쌍월의 기사』(http://cafe.naver.com/saitolouise.cafe), 타입문넷(http://www.typemoon.net/), 환상 도서관 반쪽사서 담당 지부(http://halflibrarian.tistory.com/)에 동시 연재되고 있습니다.
나노하 카페에 한 마디
이
제 난 몰라요. 기동소녀전기는 3기가 아스트랄로토순쿠스하고 엔세스트리밍하게 전개되어버려서 뒤로 하기로 했고, 환상 도서관도
나노하의 엑셀 너클이라던가 그런 기술은 나올 것 같지만 잘 모르겠고, 페더의 트랜스 유노와 같은 폭풍을 일으키고 싶어요. 그저 갓
토순의 가호를 바랄 뿐.
제로 카페에 한 마디
카페 분들께 대단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이런 망상에 가까운 글을 위해 카페에 가입한 저를 매우 치시옵소서. 그렇다고 거기 채찍이라던가 UBW를 영창하시는 분들은 뭐하시는 분들인가요.
타입문넷에 한 마디
이거 연재할 거니까 자유 게시판으로만 보내지 말아주세요. 엣, 가야 하는 겁니까?! [진정해]
환상 도서관 반쪽사서 담당 지부에 한 마디
......생각해보니까 내 블로그잖아, 여기는.
공통적으로 한 마디.
이거 백합 노선. [?!] 것보다 왠지 나노하 카페에서는 어푸공에게 삭제될 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