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의 사역마X나노하] 제로의 나노하 Episode 3. 마법 금지
[제로의 사역마X나노하] 제로의 나노하 Episode 3. 마법 금지
대홍수 사건이라 이름 붙여진 어제의 사건으로 루이즈와 나노하, 브람힐트와 그의 친구들을 비롯한 9명의 소년소녀들은 지금 학원장실에서 오스만에게 훈시를 듣고 있었다.
“……하여, 그대들에게는 일주일간 마법사용을 금지하네.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라면 절대 마법을 써서는 안 되며, 설사 부득이한 경우에 마법을 사용했다고 해도, 나중에 그것에 대해 해명해야 하네. 알겠나?”
평소에 마법을 잘 쓰지 않던 루이즈는 간단하게 동의하였지만 일곱 명의 소년들은 거세게 항의하였다. 그러자 오스만은 이번 일을
진상을 학원 전체에 공표해버리겠다는 협박으로 그들을 동의하게 만들었다. 제로라 불리는 루이즈의 사역마에게 자신들 7명의 사역마가
모두 처참하게 졌다는 것은 그들의 자존심에 용납할 수 없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그렇게 간단하게 물러서지는 않았다.
“그렇다면 저기 저 사역마에게도 마법 금지를 내려주십시오.”
“잠깐, 이 애는 왜 끌어들이는데!”
“음, 그 이유는?”
오스만이 자신의 말에 흥미를 갖자 자신만만해진 브람힐트는 나노하를 손가락 끝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저 녀석이 우리들이 연습하고 있던 곳에 갑자기 들어와서 이런 상황이 되었기 때문에 저 사역마에게도 벌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입니다.”
“무슨 소리야? 너희가 일부러 그렇게 해 놨던 거잖아?”
“거듭 말하지만 난입한 건 너와 네 사역마야. 우리는 그저 우리끼리 사역마들을 훈련시키고 있었을 뿐이라고.”
루이즈는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으로 말했지만 브람힐트는 오히려 자신들이 피해자인 듯한 태도로 대답했다. 그 때 나노하가 브람힐트를 향해 말했다.
“그건, 받아들일 수 없어요.”
그러자 브람힐트는 얼굴이 새빨개져서는 나노하를 향해 외쳤다.
“평민 주제에, 넌 닥치고 있어!”
그의 외침에 루이즈가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다.
“남의 사역마에게 그런 말을 하는 건 그다지 좋지 않다고 생각되는데?”
“너도 마찬가지다, 루이즈! 평민에게 그런 식으로 대하니까 귀족에게 이런 식으로 대드는 게 아니야!”
“아침에도 말했지만, 내 사역마야. 이 애가 너 따위에게 한소리 들을 이유는 없어.”
“둘 다 그만.”
조용히 있던 오스만이 손을 들어 두 사람을 멈추고는 나노하를 향해 물었다.
“왜 그걸 받아들이지 못하겠다고 했지? 이곳으로 불려왔을 때 벌이 있을 것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을 텐데?”
나노하는 잠시 망설인 끝에 무언가를 다짐한 듯한 얼굴로 말했다.
“마법을 못 쓰면, 루이즈 씨를 지키지 못해요.”
“나노하…….”
“……무슨 말도 안 되는,”
뭐라 외치려 하는 브람힐트를 제지하며 오스만이 웃었다.
“허허, 그래, 그랬구먼. 하지만 벌은 받을 수밖에 없지. 대신…….”
오스만은 고개를 돌려 브람힐트와 소년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 아이가 마법 금지를 받았으니, 자네들의 사역마들도 일주일간 이 학원 공역은 비행 금지일세. 알겠나?”
방금 전처럼 항의가 빗발쳤지만 학원 전체에 진상을 써 붙여두겠다는 오스만의 말에 소년들은 조용해졌다.
“그럼 이제 모두 돌아가 보게.”
나직하지만 힘 있는 노인의 목소리에 소년소녀들은 방문을 나섰다.
─────
“으음…….”
“무슨 일이야?”
잠옷으로 갈아입으며 무언가를 고민하고 있는 나노하에게 물었다.
“학원장님이 마법 금지라고 했잖아요?”
“아, 너도 금지였지? 어쩌면 좋을까…….”
마법을 쓰는 사역마에게 마법 금지라니, 학원장도 엄청난 벌을 줬다. 브람힐트와 똘마니 녀석들의 사역마들에게는 학원 공역의 비행 금지를 내렸다고 하지만, 그래도 그것들은 환수로서의 힘이라도 남아 있지만 이쪽은 마법을 빼면 평범한 소녀. 불공평하다.
“루이즈 씨?”
“음, 응? 아무것도 아니야.”
어느 새 침대에서 내려온 나노하가 내 얼굴을 보고 있었다. 대충 얼버무리고는 흘러내리고 있는 어깨부분을 끌어 올려주었다. 그냥 내버려둬도 좋겠지만……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루이즈 씨? 얼굴이 빨개요. 열이라도?”
“아, 아무것도 아니야! 괜찮아. 조금 생각할 게 있었던 거니까. 것보다 네 문제 말인데…….”
“?”
간신히 주제를 돌렸다.
“검이라도 하나 사둘까?”
“검이요?”
“응. 아무것도 없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고, 그리고 집에 전해져오는 검술도 있다고 했지? 마침 내일이 허무의 요일이니까 검 사러 가자.”
그러자 나노하는 난처한 얼굴로 말했다.
“하지만 저 검 같은 거, 배워본 적 없는 걸요. 게다가 운동치고…….”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낫잖아. 일주일 동안만 들고 있으면 되는 거야.”
“그래도…….”
망설이고 있는 나노하를 일부러 노려보며 말했다.
“사역마가 하는 일들 중에서 ‘주인을 지킨다.’가 있다고 했지? 그런데 지금 너는 마법을 쓰지 못하니까 나를 지킬 수 없어. 이건 알고 있지?”
“……네.”
“그래도 최소한 무언가 가지고 있으면 어떻게든 쓰게 될 수도 있잖아? 그리고…….”
내 말에 풀이 죽어 있던 나노하가 말끝을 흐리는 나를 의문이 담긴 얼굴로 바라보았다. 확실히 귀여운 아이다. ……에에잇!
고개를 휙휙 흔들어 이상한 망상을 흩어버리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주인의 자존심을 세워준 사역마에게 주는 선물이니까, 받아. 알았지?”
나노하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네!” 하고 웃으며 대답했다. 그 모습에 나 역시 웃으며 말했다.
“좋아. 그럼 이제 자자. 내일은 아침 일찍 가야 하니까.”
─────
‘……검.’
문득 잠에서 깼을 때 가장 먼저 생각난 단어였다.
아버지인 시로, 오빠인 쿄우야, 언니인 미유키, 세 사람 모두 검을 잘
다뤘다. 그 모습을 보며 검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안 했다고 한다면 그건 거짓말이다. 그러나 운동치인 몸은 혹독한 가전 검술의
훈련을 버티지 못했고, 유노를 만나서 마도사의 길을 걷게 되면서 검에 대한 욕심은 버렸다.
그 때문에 맨 처음 페이트나 볼켄리터들과 만나서 싸워야 했을 때는 고전했다. 페이트에게는 한 번 기절당하기도 했었고, 비타에게는 처참하게 깨지기도 했었다. 그렇게 근거리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던 날은 검이 생각났다.
고개를 돌리자 어둠에 익숙해진 눈에 한 사람의 인영이 들어왔다.
루이즈 씨.
마
법을 쓰지 못하게 되자마자 내게 검을 사주겠다고 했다. 계속 검을 쓰지 못한다고 하자, 노려보면서 사역마는 주인을 지켜야 한다고
했을 때는 조금 무서웠다. 그렇지만 곧바로 이어진 말에 그것이 일부러 그랬던 것이었다는 걸 알았을 때는 안심했다. 어딘가
소꿉친구인 아리사와 비슷한 태도였기에 잠시 멍해졌었을 정도였으니까.
겉으로는 강하고 자존심 세고 퉁명스럽지만 속으로는 약하고 상냥하고 부드러운 사람.
그래서 더 이상 고집부리지 않고 검을 들기로 했다.
자신과 같은 슬픈 사연을 품고 살아가는 아이가 더 이상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는 페이트처럼.
자신처럼 가슴 아픈 이별을 겪는 사람이 더 이상 없도록 노력하겠다는 하야테처럼.
나는 이 사람을 지키기 위해서 검을 들겠다고 생각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
해가 뜨기 전, 어스름한 빛이 감도는 시간에 루이즈와 나노하는 출발했다.
루이즈는 나노하를 자신의 앞에 앉히고 말을 몰았다. 원래는 뒤에 태우려고 했지만 말을 한 번도 타본 적이 없다는 말에 낙마를 염려하여 앞으로 태운 것이었다.
나노하가 입고 있던 초등학교 교복은 어제 물에 젖어버려서 결국 루이즈는 자신의 옷을 빌려주었다. 망토는 어찌할 수 없어서 지금 나노하는 학원 지정인 블라우스와 플리츠스커트를 입고 있었다.
정확하게는 소매를 접어 올린 블라우스와 옷핀으로 허리를 줄여놓은 플리츠스커트 차림. 루이즈는 그 모습을 보며 나노하에게 말했다.
“가는 김에 옷도 사야겠네. 속옷도 맞춰야 하고.”
“아하하, 어째 장보러 가는 것 같네요.”
“보통 검은 장보는 물품에 포함되지 않지만 말이야.”
그 때 산맥 너머로 해가 떠올랐다. 그러자 트리스테인 마법학원 주변의 초원에 맺혀 아직 증발하지 않은 이슬들이 햇살에 빛나기
시작했다. 바람에 풀잎들이 흔들려 그에 매달린 이슬이 이리저리 흔들리며 빛날라 치면 나노하는 그 장엄하고도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며 조그맣게 감탄사를 터뜨렸다.
그런 나노하를 보며 루이즈는 새삼 나노하의 나이가 몇인지를 떠올릴 수 있었다.
“올해로 12살이라고 했던가?”
“……예? 예.”
초원 풍경에 넋이 나가 있던 나노하가 잠시 멍하니 있다가 대답했다. 그리고는 다시 풍경 감상에 빠져들어 버렸다. 그와 동시에 목에 걸린 레이징 하트를 만지작거렸다. 하늘을 날며 그 광경을 보고 싶은 것 같았다.
그걸 본 루이즈는 나노하가 잘 앉아있는지 확인하고는 말의 배를 찼다.
“이랴!”
히히히힝-
“우왓?!”
갑자기 달리기 시작한 말 때문에 당황한 나노하는 중심을 잃고 말에서 떨어질 뻔 했지만 한손으로만 고삐를 잡고 다른 한손으로 나노하의 허리를 감싼 루이즈 덕분에 사고가 일어나지는 않았다.
나노하는 자신의 허리를 감싼 루이즈의 팔을 보고는 고개를 돌려 루이즈를 바라보았다. 루이즈는 자신을 바라보는 나노하를 향해 말했다.
“고삐를 잡아.”
루이즈의 말에 나노하는 눈앞에서 흔들거리고 있는 고삐를 양손으로 쥐었다. 말에서 떨어지지 않으려는 듯 고삐를 꼭 쥐는 나노하를 향해 루이즈가 말했다.
“안 떨어지게 잡고 있어줄 테니까 그렇게 꽉 쥐고 있지 않아도 돼. 그러고 있으면 저것도 못 보잖아?”
루이즈의 말에 나노하는 고개를 돌렸다. 해가 뜨면서부터 시작된 장엄한 풍경은 아직 사라지지 않은 채 유지되고 있었다.
“아…….”
다시 풍경 감상에 빠져버린 나노하를 보며 루이즈는 작게 미소 지었다.
─────
타바사는 환기를 할 생각으로 창문을 열었다.
아침 햇살에 안경이 난반사를 해서 눈앞이 잠시 반짝였지만 곧바로 이슬에 반짝이고 있는 초원의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오늘 날씨는 맑을 것 같았다.
오늘은 허무의 요일이기 때문에 타바사는 늘 해왔던 것처럼 하루 종일 책을 읽기로 했다. 그러나 그 결심이 곧바로 깨진 것은 저 멀리 루이즈와 말을 타고 가고 있는 한 소녀의 모습 때문이었다.
나노하. 루이즈의 사역마로 소환된 소녀. 어제 일어난 대홍수 사건의 주범 겸 피해자.
덕분에 타바사 역시 물에 휩쓸렸었다. 레비테이션으로 물을 피하고 실피트를 불러 사태가 정리될 때까지 학원 주변을 날아다녔기 때문에 젖지는 않았다. 다만 나노하의 마법이 흥미로웠다.
계통 마법도 아니며 비행 마법과 동시에 섬광과 구슬을 쏘아내고 컨트롤했다. 스퀘어 메이지도 가능한 일일 테지만 그렇게 현란한 비행을 할 수 있는 메이지가 있다는 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다.
게
다가 나노하의 마법에 당했던 환수들을 독자적으로 살펴본 결과, 커다란 상처가 없었다. 브람힐트의 풍룡이 목뼈에 금이 갔지만 그건
물에 떨어지면서 금이 간 것. 즉, 나노하는 일곱 마리의 환수를 모두 완벽하게 무력화시켰다는 것이었다.
이것저것 궁금한 것이 많았다.
타바사는 고민했다. 방금 전에 떠난 나노하를 쫒아갈까, 아니면 나중에 왔을 때 물어볼까.
잠시 후, 타바사는 침대에 앉아 사일런트를 펼쳤다.
저녁때쯤이면 돌아올 것이다. 그 때 물어보자.
그렇게 생각하며 타바사는 책을 펼쳤다.
─────
트리스테인 성 아랫마을에 도착한 루이즈와 나노하가 가장 먼저 산 것은 옷감이었다.
처음에는 옷을 사려고 했지만 옷감의 질과 디자인, 그리고 실용성을 이리저리 생각해본 결과, 옷을 만들어 입는 쪽이 낫다고 여겼기 때문이었다.
“옷 만들 줄 알아?”
“복잡한 옷은 못 만들지만, 간단한 치마나 윗도리는 만들 수 있어요.”
“흐응…….”
시침용 옷핀과 바늘, 튼튼한 실까지 넉넉하게 구입한 후에야 두 사람은 무기점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냄새가 나는 좁은 골목길을 지나 한눈에 봐도 무기점임을 알 수 있는 검 모양의 간판을 한 가게가 보였다. 루이즈와 나노하는 스윙도어를 열고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한낮임에도 불구하고 가게 안은 램프의 불빛으로 가게를 채워야 할 정도로 어둑했다. 벽이나 선반에 빽빽하게 진열되어 있는 검과 창, 갑옷들 때문에 생긴 그림자에 가게 안은 더 어두워 보였다.
가
게 안 깊은 곳에서 입에 파이프를 문 채 나타난 주인은 가게 안으로 들어온 두 소녀의 모습이 수상쩍은지 인상을 쓰고 있었다. 길을
잃고 얼떨결에 들어온 것이라 생각했던 주인은 루이즈의 망토에 달려있는 오망성을 알아채고는 파이프를 떼고서 으름장 섞인 말을
내뱉었다.
“여긴 제대로 장사하는 곳입니다. 윗분들 거스를만한 일은 하지 않습니다요.”
“손님이야.”
으름장 섞인 말투가 자극이 됐는지 루이즈가 주인을 노려보며 말했다. 그 말에 주인은 놀란 듯이 말했다.
“귀족이 검을?”
“왜 그렇게 놀라는 거야?”
“아니, 중은 성구를, 병사들은 검을, 귀족들은 지팡이를, 폐하는 팔코니에서 팔을 흔드는 것이 입장상 각자에게 맞는 것인지라.”
루이즈는 나노하를 가리키며 말했다.
“쓰는 것은 이 아이.”
“……확실히 요즘 귀족들이 하인들에게 검을 쥐게 하는 것이 유행이기는 하지만, 이 아이는 너무 어린뎁쇼?”
“무슨 소리야?”
“이 아이는 검을 들기에는 너무,”
“아니, 그 전에. 뭐가 유행이라고?”
주인은 루이즈의 질문에 손뼉을 짝, 치고는 말했다.
“요즘에 흙더미의 후케라고, 요 근처 귀족들만 터는 도적이 있는지라 귀족들 사이에서는 지금 자신의 하인들에게 검을 들게 하는 것이 유행입죠. 예이.”
“흐음…….”
도적 얘기에 흥미가 없던 루이즈는 천천히 주변에 진열된 검을 둘러보았다. 그러나 검에 대해서 무지한 루이즈로서는 어떤 검이 좋은 검인지를 알 수 없었다.
나노하는 잠시 검을 둘러보다가 주인을 향해 물었다.
“저기, 여기 있는 검들보다 조금 짧은 검은 없나요? 그리고 약간 휘고 날도 한쪽만 있는…….”
나노하의 기억 속에서 가족들이 사용하던 소태도와 비슷한 검을 설명했다. 그러나 그 질문에 주인은 귀찮은 듯한 태도로 대답했다.
“검이 짧으면 뭐에 써? 그리고 휜 검은 망가진 검이지 그런 걸 팔았다가는 당장 손님들이 끊긴다고. 뭐, 한쪽에만 날이 있는 거라면, 어이, 데르 공! 데르 공!”
<아아, 시끄러, 이 자식아! 오랜만에 괜찮은 애 만나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방해하지 말란 말이야!>
등 뒤에서 낮은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나 고개를 돌려본 나노하와 루이즈의 눈에는 쌓여있는 검 무더기만이 들어올 뿐이었다. 그 때 레이징 하트가 말했다.
<저쪽을 봐주세요, 마스터.>
“레이징 하트?”
<이쪽이다 애송이들, 아니 꼬맹이들아.>
목소리의 주인은 녹이 잔뜩 슬어 있는 한 자루의 검이었다.
“인텔리전스 소드?”
루이즈의 말에 가게 주인이 골치 아프다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렇습죠. 의사를 가지고 있는 마검, 인텔리전스 소드입죠. 누군지 몰라도 검이 말하게 한다니, 아무튼 이 녀석 쓸데없이 입이 험해서 손님에게 시비를 걸고……. 이제는 두 손 다 들었습죠.”
이미 레이징 하트를 보고 인텔리전스 웨폰을 접하고 있었던 루이즈는 담담히 주인의 설명을 들었지만 나노하는 눈앞의 검을 보며 레이징 하트를 향해 물었다.
“이거, 암드 디바이스?”
<그건 아닙니다, 마스터.>
<암드 뭐시기가 아니야, 난. 그 뭐시냐…… 에이, 레아, 네 주인에게 설명 좀 해줘라.>
귀찮다는 느낌이 풀풀 풍겨나는 태도로 레이징 하트를 멋대로 줄여 레아라고 부르며 델프링거는 설명을 떠넘겼다. 잠시 시간차를
두고 레이징 하트가 설명을 시작했을 때, 나노하는 레이징 하트가 한숨을 쉬거나, 혹은 쓴웃음을 지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어찌되었든 레이징 하트의 설명을 요약하자면 델프링거는 이미 6천년 이상을 존재해온 검이며, 보이는 것과는 달리 보통의 검과 부딪쳐도 부서지거나 이가 나가지 않으며, 꽤 쓸만하다는 것이었다.
<뭐, 역시 젊은 것들은 똑똑해서 좋은, 음? 어이, 거기 양갈래 꼬마. 너 사용자였냐?>
“에? 그게 뭔가요?”
<흠, 자기 실력도 모르는 거냐? 뭐, 좋다. 날 사라.>
“아니, 저기, 그건…….”
나노하는 당황하며 루이즈를 쳐다보았다. 루이즈는 인상을 약간 찡그리며 말했다.
“다른 게 낳지 않아? 네가 쓰기에는 너무 큰 것 같고. 녹도 많이 슬어있고.”
그 때, 레이징 하트가 나노하를 향해 염화를 날렸다.
<그건 그의 진짜 모습이 아닙니다.>
[무슨 소리야, 레이징 하트?]
<지금 그에게는 스스로도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강한 자아 프로텍트가 걸려있습니다. 진짜 모습은 알 수 없습니다만, 그는 6천년 이상 자아를 유지하고 있는 검. S급 로스트 로기아 판정도 충분히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S급?]
나노하는 델프링거를 들어 천천히 살펴보았다. 레이징 하트의 설명을 듣기는 했지만 도저히 S급 로스트 로기아에 준하다는 평가는 줄 수 없었다.
<뭘 그리 뚫어지게 봐?>
“아, 죄, 죄송합니다!”
“나노하, 검에게 고개 숙일 필요는 없다고 봐.”
<귀족 꼬맹이들은 여전히 자존심만 높은가, 어째 세월이 가도 변하지를 않는 건지, 쳇.>
“……지금 뭐라고 했어, 고철?”
“루이즈 씨, 진정하세요!”
“이봐, 데르 공! 손님에게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네놈은 닥치고 있어!>
가게 주인까지 합세한 말싸움은 한참 시간이 지난 끝에야 결국 델프링거와 그가 인정한 커틀러스 하나를 사고서 끝났다.
주인이 몰래 “쓸모없는 검을 팔아줬으니 공짜로 주는 겁니다.” 라면서 준 혁대와 검띠를 하고 양 허리에 검을 차고 있는 나노하를 보며 루이즈가 물었다.
“두개를 다 휘두르는 건 어렵지 않을까?”
“하지만 아빠나 언니나 오빠 모두 검을 두개씩 썼으니까, 오히려 한개만 쓰는 사람은 거의 본 적이 없어서 이 쪽이 더 안심이 되니까요.”
나노하는 검에 대해 아는 사람이 들으면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을 낼 대답을 내었지만, 똑같이 검을 모르는 루이즈는 그나마 검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고 있는 나노하의 말에 그렇구나, 하고 간단하게 수긍해버렸다.
오히려 태클을 건 것은 델프링거였다.
<너, 정말 어처구니없는 소리를 하는구나? 어이, 레아. 네 주인은 항상 이러냐?>
<그렇지만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레이징 하트의 말에 델프링거는 잠시 후 조용히 중얼거렸다.
<뭐, 사용자니까 어떻게든 되겠지만.>
그렇게 마법을 금지당한 첫 번째 날이 지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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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마법小女Love 나노하 =StrikerS=(http://cafe.naver.com/lovenanoha.cafe), 『제로의 사역마 - 쌍월의 기사』(http://cafe.naver.com/saitolouise.cafe), 타입문넷(http://www.typemoon.net/), 환상 도서관 반쪽사서 담당 지부(http://halflibrarian.tistory.com/)에 동시 연재되고 있습니다.
일단, 지난 회에 Y를 연타해주신 분들께는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는 사죄의 말씀을 올리겠습니다.
적절하면서도 자연스럽게 백합 분위기가 조성되야 하는데 아직 분위기가 무르익지 않았거든요.
리미트는 어차피 해제되어 있으므로 거침없이 나아갈 수 있습니다만, 나노하 카페의 천랑 씨처럼 자연스러운 백합 전개를 그리고 싶어요.
소태도와 비슷한 검으로 뭐를 할까 하다가 커틀러스를 골랐습니다.
델프링거를 든 순간 이미 소태도는 물건너 갔으므로.
굳이 소태도를 고집했던 이유는...... 그건 나중에. [야]
어찌되었든 나노하는 이제 쌍검술까지 쓰게 되었습니다.
......전 도대체 뭐하고 있는 걸까요? [내가 아냐]
아이디어 노트에 보니 루이즈가 홈월드의 프라이드 오브 히가라를 소환하면 그대로 게임 끝이라는 망상이 적혀 있었습니다.
......이미 루이즈의 소환은 끝이 없군요. 아니, 것보다 소환은 되는 걸까요? 룬은 어디에?
그리고 지난 회의 글에 달린 천하잡승 씨의 말에 한마디 하자면
"나노하 총공은 하야테의 진(眞)성희롱법 각성, 페이트의 나노하 한정 M 각성 이후에야 가능한 일이며, 아직은 순수한 총수."
라는 것입니다. [......어이]
그리고 이 글이 왜 이렇게 늦게 나왔느냐, 하면.
학교 축제 기간이 다가오는지라 저희 학교 애니부 부장이 부원들에게 그림을 그려오라고 닦달하고, 동생이 방학 숙제한답시고 컴퓨터 차지하고, 개학이라서 이리저리 삽질하다보니 바빠져서 입니다.
다음 편은 최대한 빨리 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p.s 가난한 사랑 노래는 환상 도서관 반쪽사서 담당 지부(http://halflibrarian.tistory.com/)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