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의 사역마X나노하] 제로의 나노하 Episode 6. 파괴의 지팡이. 하편
[제로의 사역마X나노하] 제로의 나노하 Episode 6. 파괴의 지팡이. 하편
“아, 맞네. 파괴의 지팡이야. 분명 견학 때 봤던 거야.”
나노하의 신호에 오두막으로 들어온 큐르케가 파괴의 지팡이를 보며 그렇게 말했다. 곁에 서 있던 타바사 역시 긍정의 의미로
고개를 끄덕였고 기슈 역시 “일단 여기가 후우케의 은신처가 맞기는 했었나보네.” 하는 대사로 그것이 파괴의 지팡이라는 것을
암시했다. 덧붙여서 루이즈는 바깥에서 망을 보고 있었다.
일행의 반응에 나노하는 멍하니 그것을 바라보았다.
“이게, 파괴의 지팡이라고요?”
“나노하는 처음 보는 거지? 소문에 의하면 드래곤도 한 방에 잡을 수 있다는데, 것보다 이거. 어딜 봐서 지팡이라는 거야?”
“……유니크.”
“확실히 유니크하기는 한데 재질이 뭐지? 연금 마법으로 조금 바꿔볼까?”
“하지만, 그건…….”
나노하는 말하려 했다. 파괴의 지팡이라 말하는 그것은 사실─.
콰아앙!!
그 순간 굉음과 함께 오두막이 흔들렸고 루이즈를 떠올린 나노하는 곧장 밖으로 나섰다.
문을 박차고 나온 나노하의 눈에 들어온 것은 팔 하나를 재생시키고 있는 거대한 골렘과 그 골렘에게 지팡이를 겨누고 있는 루이즈의 모습이었다.
“어떻게 된 거예요!”
“갑자기 튀어 나왔다고! 그러고 팔을 휘두르려고 하길래 폭발시킨 거야!”
밖으로 나온 타바사는 골렘을 보며 말했다.
“더 커졌어.”
학원 보물고를 습격했을 때보다 더 커진 골렘을 향해 타바사는 지팡이를 겨누었다. 재생하는 동안 다른 곳을 공격하면 간단히 골렘을 쓰러뜨릴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판단하고 룬을 읊는 순간,
“위험해!”
쿠당탕탕!
부웅─.
등 뒤에서 갑작스럽게 큐르케에게 습격 받아 쓰러진 타바사는 화를 내려 했지만 아슬아슬하게 스쳐지나가는 엄청난 질량 덩어리를 본 순간 생각을 바꿨다.
“하아, 늦을 뻔 했다.”
“……고마워.”
타바사의 인사에 큐르케는 씩 웃으며 대답했다.
“친구잖아? 것보다 말이지…….”
두 사람의 시선은 자신들을 공격했던 방향을 향했다. 기슈는 언제 챙겼는지 모를 파괴의 지팡이를 들고 있었고, 그 뒤로는 자신들이 있었던 오두막이, 그 너머에는 루이즈가 팔을 폭발시킨 골렘과 같은 형태의 골렘이 두 개나 서 있었다.
“이거, 제대로 걸린 것 같은데?”
“아하하, 그냥 마법 위사대의 힘을 빌리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 싶은데 말이지.”
큐르케의 말에 뒤를 돌아본 기슈가 어색한 웃음과 함께 농담조로 말하면서도 발키리들을 소환하기 시작했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흩날린 장미꽃잎 수와 같이 나타난 여성형 갑옷의 청동 병사들은 창과 방패를 들고 공격 준비를 시작했다.
그것을 본 큐르케와 타바사 역시 일어서서 다른 골렘에게 지팡이를 겨누었다.
“학원 최약체인 기슈에게 질 수는 없지.”
“마찬가지.”
“어이, 너무 직설적인데.”
긴장하고 있던 기슈는 등 뒤로 들려오는 두 사람의 말에 어처구니없어 하면서도 미소를 지었다. 긴장을 덜어낸 것이었다.
세 사람의 모습을 보며 루이즈는 벌써 팔을 재생시킨 골렘을 보며 말했다.
“가자, 나노하. 저 셋에게 질 수는 없잖아? 귀족의 명예도 달려 있다고. 잊지 않았지, 큐르케!”
“물론이지! 지는 사람이 이기는 사람의 소원 뭐든지 들어주기야! 승부는 누가 먼저 골렘을 쓰러뜨리는가!”
“그런 거라면 나도 참전하겠어! 여기는 남자의 자존심도 걸려 있다!”
“……나도.”
모두의 기운 넘치는 대화를 들으며 나노하 역시 검을 쥔 손에 힘을 주었다. 특별히 무언가를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스스로 참여했든, 휘말려 버렸던 어설프게 있을 수는 없는 법. 여기까지 왔는데 가만히 있으면 그건 관리국의 교도관으로서도, 루이즈 씨의 사역마로서도 자격 미달. 그러니까—.
“전력 전개! 갑니다!”
<역시 할 때는 하잖아, 파트너! 레아! 제대로 서포트 하라고!>
<문제없습니다.>
든든한 동료들을 믿으며 나노하는 골렘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리고 마음 속 깊이 굳은 결심을 한 소녀의 왼손 손등의 룬이 빛을 내기 시작했다.
—————
후우케는 골렘을 세 마리나 만들어낸 것이 문제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처음에는 우세한 듯 했으나 큐르케와 타바사의 콤비
플레이는 손쉽게 깰 수 있는 것이 아니었고, 최근 수많은 모의전을 벌인 기슈 역시 예전과는 다르게 훌륭히 발키리들을 지휘하고
있었다. 나노하는 골렘의 몸 위에 올라타서 상대적으로 얇은 팔 다리의 관절 부위를 재생하는 족족 베어내고 있었고 루이즈가 자신의
폭발 마법으로 엄호하고 있었다.
“이렇게 되면…….”
후우케는 마지막 작전을 쓰기로 했다. 적어도 기슈가 들고 있는 파괴의 지팡이는 회수해야 다. 사용 방법을 알기 위해서 이런
위험한 작전을 사용했지만 이 상태가 유지된다면 자신의 정신력이 모두 소모되어 실패하는 것밖에 남지 않는다. 최악의 선택지만큼은
피해야 한다.
후우케는 조용히, 그러나 빠르게 룬을 읊기 시작했다.
—————
“응?”
한참 발키리들을 지휘하던 기슈가 이상을 느낀 것은 그 때였다. 발키리들의 방패 전진 돌격과 투창에 전진하지 못하고 있던
골렘이 갑자기 붕괴되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것은 큐르케와 타바사가 맡고 있던 골렘과 루이즈와 나노하가 맡고 있던 골렘도
마찬가지였다.
그것을 보며 한순간이나마 술자의 마력이 다 떨어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일행의 실수였다.
골렘이 붕괴하면서 만들어진 엄청난 양의 흙더미가 일행을 덮친 것이었다.
“우와앗!”
“꺄아아악!”
“크읏!”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대규모 연금 마법으로 일행이 파묻혀 있던 흙더미가 그대로 단단하게 굳어버린 것이었다. 조금이라도 늦었다면 숨조차 쉬지 못하고 그대로 생매장될 뻔했다.
무력화된 일행 앞에 롱빌이 나타난 것은 그 때였다.
그녀를 본 큐르케가 소리쳤다.
“미스 롱빌! 대체 어디 있다가 나타난 거예요!”
그러나 롱빌은 대답 대신 쓰고 있던 안경을 벗어 품에 넣었다. 그것만으로도 상냥한 모습이었던 여비서는 날카로운 눈을 가진 맹금류가 되어 일행을 노려보았다.
“마법 학원 학생들이라기에 누구 하나쯤은 사용 방법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무도 모른단 말이야? 멍청한 애들이네.”
“잠깐, 당신 무슨 말을 그렇게……. 설마!”
롱빌의 공격적인 어투에 반발하던 기슈가 무언가를 깨달은 듯이 외쳤다.
“그 ‘설마’가 사실이야.”
기슈의 반응에 미소를 지으며 롱빌, 아니 후우케가 지팡이를 휘둘렀다. 그러자 단단한 흙더미 속에서 파괴의 지팡이가 튀어나왔다. 후우케는 그것을 품에서 꺼낸 보자기로 잘 싸서 등에 맨 뒤 일행을 향해 말했다.
“사용 방법은 알 수 없게 됐지만, 뭐 별 수 없지. 그리고 너희는 증거 인멸을 위해 죽어줘야겠어.”
“어째서,”
“응?”
지팡이를 휘둘러 일행을 그대로 생매장 시키려 했던 것을 멈추게 한 것은 나노하의 외침이었다.
“어째서 이런 일을 하는 건가요!”
—————
어째서일까.
골렘을 상대하는 동안 나노하는 의문이 들었다.
왜 후우케는 보물을 훔치는 것일까. 그 정도로 강력한 골렘을 만들 수 있다면 떳떳하게 일을 해서 돈을 벌수도 있을 텐데 어째서 그런 일을 선택한 것일까.
굳어져 버린 흙더미 속에 파묻혔을 때 나노하는 한 가지 소망을 품었다.
이야기를 듣고 싶다. 사정을 듣고,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면 돕고 싶다.
거짓된 환상에 상처 받는 일도, 반복되는 슬픈 운명도 단 한 마디가 시작이 되어 너무나도 간단히, 그리고 깨끗하게 풀렸다.
안경을 벗은 그녀의 눈을 봤을 때 나노하는 깨달았다.
이 사람은 단순히 돈을 위해서 이런 일을 하는 게 아니다.
어쩔 수 없지만, 그럴 수밖에 없기에 이런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불법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죄를 저지르는 것 같은, 평생을 단 하나를 위해 살아온 사람들이 결국 로스트 로기아라는 위험한 힘을 탐하는 것 같은, 이 사람은 그런 사람들의 눈을 하고 있다.
“뭣 때문인가요?”
“도둑이 왜 도둑질을 하겠어? 당연히 돈 때문에,”
“그런 힘을 가지고 있다면 돈을 버는 건 쉽잖아요! 알려주세요! 적어도 그것만은!”
후우케는 나노하를 바라보았다. 무엇이 이 작은 소녀의 말에 자신을 끌어들인 것일까. 묻지 않아도 말해주고픈 기분이 들게 하는—.
거기까지 생각이 미쳤을 때 후우케는 고개를 세차게 휘저었다.
안 된다. 자신은 도둑. 단순히 말에 휘둘릴 수는 없다.
그렇게 생각하며 지팡이를 휘두르려는 순간,
“지금이야!”
루이즈의 폭발 마법에 흙더미가 날아감과 동시에 나노하가 레이징 하트를 손에 쥐었다.
<캬하하, 해제 완료! 날뛰어 보라고 파트너!>
“레이징 하트, 셋 업!”
<네, 마스터!>
후우케는 빛으로부터 고개를 돌림과 동시에 숲을 향해 뛰기 시작했다. 마법이 봉인되기 전에는 하늘을 나는 일곱 환수들과 싸워
승리했고, 마법을 봉인한 후에도 발키리들과 싸워 이긴 상대다. 파괴의 지팡이도 회수했으니 증거 인멸은 포기하는 쪽이 나았다.
그렇게 생각하며 후우케는 숲 속을 달리기 시작했다. 이미 도주로는 확보해 두었으니 문제가 될 것은 없었다.
그렇지만 그녀는 관리국의 에이스의 실력을 너무 모르고 있었다.
“이 정도면, 히익!”
배리어 재킷을 걸친 체 하늘을 날아오고 있는 나노하의 모습에 후우케는 헛바람을 삼켰다. 그리고 무언가 번쩍하며 거대한 섬광에 덮쳐진 것이 후우케가 정신을 잃기 전의 마지막 기억이었다.
마력 데미지로 완벽하게 실신해버린 후우케를 보며 나노하는 뺨을 긁적이며 말했다.
“조금 심했나?”
<문제없습니다.>
“그렇겠지?”
둘의 대화를 들은 델프링거가 어이없다는 목소리로 말했다.
<사람을 쓰러뜨려 놓고 그 태도는 뭐냐?>
“아하하하.”
나노하는 그저 웃어넘길 따름이었다.
—————
흙더미 속에 파묻혀 있었기에 여기저기 흙과 먼지를 뒤집어 쓴 일행은 후우케를 포박한 뒤 학원으로 되돌아왔다. 대충 흙먼지를 털어낸 후 학원장실로 들어온 일행은 지금까지의 일을 모두 얘기하였다. 모든 이야기를 들은 오스만은 미소를 지으며 일행을 축하했다.
“잘해주었네. 왕실에는 자네들에게 슈발리에의 작위 신청을 제출해두었네. 미스 타바사는 이미 슈발리에의 작위를 가지고 있으니 정령 훈장 수여 신청을 제출해두었고 말일세.”
모두의 얼굴이 밝아졌다. 문득 나노하를 바라본 루이즈는 어쩐지 가라앉아 있는 나노하를 보고서는 오스만을 향해 물었다.
“올드 오스만, 나노하에게는?”
“유감스럽지만, 그녀는 귀족이 아닐세.”
“그런…….”
“아, 저는 괜찮아요. 루이즈 씨가 그만큼 더 받으시면 되니까.”
웃으며 말하는 나노하를 보며 루이즈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오스만이 기운찬 목소리로 말했다.
“자, 후우케도 잡았고, 파괴의 지팡이도 돌아왔네. 게다가 오늘 밤은 브릭의 무도회이지 않나? 누가 뭐래도 오늘 무도회의 주인공은 그대들일 테니 즐겁게 지내보게나.”
큐르케는 얼굴이 확 밝아지며 말했다.
“그랬었죠! 이 일 때문에 완전히 있고 있었네. 일단 씻는 게 우선이겠지만.”
네 사람은 고개 숙여 인사를 하고는 문을 향했다.
“뭐해? 어서 와.”
따라오지 않는 나노하를 보며 루이즈가 말했다.
“먼저 가주세요. 오스만 씨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루이즈는 잠시 걱정하는 듯한 표정을 짓더니 ‘빨리 와.’ 라고 말하고는 문을 닫고 나섰다.
“뭔가. 내게 하고 하고 싶은 말이라는 것은?”
“파괴의 지팡이에 대해서요.”
나노하는 이 세계에서 파괴의 지팡이라 불리고 있는 로켓 런쳐에 대해서, 자신의 세계에 대해서, 시공 관리국에 대해서, 그 외의 이러저러한 것들을 얘기했다.
“흠, 그렇군. 그래, 역시 우주는 넓구만.”
“저건 아마도 저희 세계의 무기예요. 어떻게 저게 여기에 있는지 알려주실 수 있나요?”
나노하의 질문에 오스만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저것을 나에게 준 것은 내 생명의 은인이었단다.”
“그 사람은 어떻게 됐나요? 저희 세계의 사람일 거예요. 틀림없어요.”
“삼십년 전에 죽었다.”
노마법사는 오랜 과거를 회상하기 시작했다.
“삼십년 전, 숲을 산책하고 있던 나는 와이번에게 습격당했지. 거기서 나를 구해준 것이 저 '파괴의 지팡이'의 주인이었다. 상처를 입고 있었기에 나는 그를 병원으로 옮기고 열심히 간호했다만, 상처가 너무 깊었지.”
“……돌아가신 건가요?”
오스만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을 이었다.
“그 사람이 죽고 나서, 그가 사용했던 한 자루는 무덤에 같이 묻고, 나머지 한 자루를 '파괴의 지팡이'라고 이름 붙여 보물고에 넣어두었지. 은인의 유품으로써…….”
어딘가 먼 곳을 보는 눈이 된 노마법사를 보며 나노하는 기분이 가라앉았다.
“그는 침대 위에서 죽을 때까지 헛소리처럼 같은 말을 반복했단다. '여기는 어디냐. 원래의 세계로 돌아가고 싶어'라고. 분명, 그는 너와 같은 세계에서 온 것일 테지.”
“대체, 누가 이쪽 세계에 그 사람을 부른 건가요?”
“그건 모르다. 어떤 방법으로 그가 이쪽 세계로 온 것인지, 최후까지 알 수 없었단다.”
“예…….”
그 파괴의 지팡이는 분명 자신의 세계의 군인들이 쓰던 무기. 적어도 죽은 사람이 시공 관리국의 사람이 아닌 것만큼은 확실했다.
고개를 숙이고 있던 나노하는 문득 떠오른 듯이 왼손을 내뻗었다.
“이 룬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을까요?”
잠시 고민하던 오스만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너의 손에 있는 이 룬. 이건 간달브라고 한단다. 신의 왼손이라 불리며 모든 무기를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는, 시조 브리밀의 사역마가 썼다는 전설의 룬이란다.”
나노하는 환수와 발키리들과 싸울 때를 떠올렸다.
“아, 그래서…….”
“그럼 이제 다른 질문이 있니?”
“아니요. 감사합니다.”
고개 숙여 인사하는 나노하를 보며 오스만은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는 나노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힘이 될 수 없어서 미안하구나. 하지만 이것 하나만큼은 믿어다오. 난 네 편이란다, 간달브여.”
“예.”
“그리고 한 가지 더.”
오스만은 나노하의 양어깨를 붙잡으며 말했다.
“간달브는 모든 무기를 자유자재로 사용하지. 그 말은 무기를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자가 필요한 시대가 왔다는 것이다. 혼란의 시대가 올 게다. 스스로를 지키고 너의 주인을 잘 지켜야 한다. 알겠니?”
“으음, 예.”
노마법사의 말이 어렵다는 듯 인상을 찡그렸던 나노하는 스스로를 지키고 주인을 지키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래, 그럼 가 보거라.”
인사와 함께 방을 나선 나노하를 보며 오스만은 근심어린 표정을 지었다. 언젠가 한 번 생각했었지만, 간달브는 평화로운 세상이라면 필요 없는 룬이다. 그러나 간달브는 이미 세상에 나와 버렸고, 그것을 현재 대륙의 정세와 연결해보면 간단히 넘길 문제가 아니었다.
“대체, 저 아이들에게 어떤 일이 닥치게 될 런지…….”
—————
무도회는 알뷔즈의 식당 위층의 큰 홀에서 열리고 있었다.
난생 처음 무도회에 참가한 나노하는 발코니에서 조용히 사람들의
춤추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것은 나노하가 사역마이기 때문이라던가 그런 이유가 아니었다. 루이즈와 큐르케가 세 시간동안
정성들여 코디한 드레스를 입고 있는 나노하의 모습은 설사 상대가 사역마라고 하더라도 한 번 쯤 춤을 신청해 볼만한 모습이었다.
문제는 나노하가 전혀 춤을 출 수 없다는 것, 그리고 춤 출 마음이 없다는 것이었다.
아리사나 스즈카는 잘 추겠지?
기분 전환을 위해 친구들을 떠올렸지만 오히려 더 우울해진 나노하는 시에스타가 건네주고 간 고기 요리를 포크로 툭툭 건드리기 시작했다.
“뭐하고 있는 거야?”
“엣?! 아, 루이즈 씨.”
고개를 돌린 곳에는 루이즈가 있었다. 긴 복숭아 색이 깃든 머리카락을 커다란 장식핀으로 고정하고 하얀 파티드레스를 입고, 팔꿈치까지 하얀 장갑이 루이즈의 고귀함을 싫을 정도로 연출하고, 가슴부근이 트인 드레스가 작은 얼굴을 보석처럼 빛나게 하고 있었다.
"헤에, 굉장히 예쁘세요."
<어울립니다, 하이 마스터.>
나노하와 레이징 하트의 솔직한 감상헤 루이즈는 미소를 지었다.
“고마워. 것보다 뭐하고 있는 거야? 기껏 힘들게 옷 입혀 놨더니 이런 데서 혼자 있으면 어떡해?”
<내가 기억하기로는 둘이서 즐겁게 인형 놀이를 했던 것 같은데.>
“왠지 큐르케에게 동맹을 청해서라도 너를 불꽃 구덩이에 넣고 싶어졌는데.”
<미안, 농담이었어.>
단숨에 델프링거를 격침시킨 루이즈를 보며 나노하가 말했다.
“춤을 못 추니까요. 그리고, 이런 데는 처음이라 지쳐서 쉬고 있어요.”
“흐음, 나도 좀 쉴래. 평소에는 제로라고 놀려대던 녀석들이 이럴 때는 헤벌래 해가지고 춤 신청 하는 걸 거절하느라 힘들었거든.”
발코니 난간에 몸을 기댄 루이즈는 잠시 무도회 쪽을 바라보다가 나노하를 향해 물었다.
“원래 세계에 돌아가고 싶어?”
“예?”
“예전에 말했잖아. 돌아가고 싶다고. 보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고.”
루이즈의 말에 나노하는 무도회의 반대편, 어두워진 학원 풍경을 바라보며 말했다.
“돌아가고 싶어도 갈 방법을 알 수가 없으니까요. 본국하고 통신도 되지 않고. 그리고…….”
말끝을 흐리는 나노하를 바라본 루이즈는 나노하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음을 깨달았다.
“루이즈 씨가 말씀하셨잖아요. 답장은 반드시 올 거라고. 그러니까 걱정할 필요 없다고. 설사 돌아갈 수 있게 된다고 하더라도 사역마니까 안 보내줄 거라고.”
“그, 그걸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던 거야?!”
“만약 못 돌아가게 된다면 책임져 주셔야 되요.”
“그건 걱정하지 마! 반드시 책임져 줄 테니까!”
“정말이시죠?”
웃으며 말하는 나노하의 모습에 루이즈는 얼굴을 붉게 물들이며 대답했다.
그런 두 사람을 보며 델프링거가 중얼거렸다.
<어째 위험 수위의 대사란 말이야.>
그렇게 밤은 깊어져 가고 있었다.
—————
“신호가 다시 포착되었습니다!”
“위치 좌표 저장하고, 각 승무원 위치로!”
무인 통신선과 접촉했지만 나노하의 신호가 끊어진 것 때문에 우울한 분위기 속에서 본국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던 아스라가 다시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언제나 느긋한 듯 보였지만 걱정이 가득했던 린디 역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정말, 그 애는 사람들 걱정시키는 데 뭐가 있단 말이지.”
“아슬아슬하게 사람 애간장 태우는 데는 선수들이니까요.”
모자의 대화를 들으며 에이미가 말했다.
“뭐, 어찌되었든 죽어가는 사람 하나 살리기는 했네요.”
에이미의 말에 크로노와 린디는 페이트를 바라보았다.
양손으로 입을 막고 눈물을 흘리며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 그게 지금의 페이트였다.
그런 딸의 모습에 린디는 피식 하고 웃으며 말했다.
“정말로 나중에 신부랍시고 나노하를 데려오는 게 아닐까 싶은데.”
“가능성이 있다는 것 때문에 뭐라 말을 할 수가 없군요.”
크로노는 고개를 절래절래 휘저으며 그렇게 대답했다.
“좌표 저장 완료!”
“좋아요. 아스라는 차원 항행 속도로 발진합니다. 하는 김에 외곽 항로도 설정해두세요.”
“알겠습니다!”
“ADS(Auto Defence System:자동 방어 체계) 작동, 자동 항법 장치 작동, 자동 항로 기록 장치 작동. 스텐바이.”
모든 준비를 마친 승무원들을 보며 린디가 고개를 끄덕이며 외쳤다.
“아스라 발진!”
“예스, 캡틴!”
수많은 사건을 거쳐 온 함선 아스라가 또다시 새로운 사건을 위해 기동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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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마법小女Love 나노하 =StrikerS=(http://cafe.naver.com/lovenanoha.cafe), 『제로의 사역마 - 쌍월의 기사』(http://cafe.naver.com/saitolouise.cafe), 타입문넷(http://www.typemoon.net/), 환상 도서관 반쪽사서 담당 지부(http://halflibrarian.tistory.com/), 환상 도서관 엔세스 담당 지부(http://blog.naver.com/mileunai)에 동시 연재되고 있습니다.
제로의 사역마 2기 12화를 보면서 든 생각은,
'스타라이트 브레이커 비살상 설정이라면 저주도 마법이니까 날아가지 않을까 싶은데. 그 대신 떡실신 하는 사람들이 많겠구나.'
생각해보면 위험한 사상입죠.
죽지만 않으면 된다, 니까.
오리지날 설정을 넣고 싶어서 안달이 난 상태입니다.
나노하 카페에서 옛날에 본인의 소설에 나왔던 오리지날 캐릭터들을 아는 사람들이라면 '아니, 그건 안돼지 이 사람아!' 를 외칠 겁니다.
아, 진짜 넣고 싶다. [야]
된다면 갓 토순을─. [그건 네놈 것도 아니잖아!]
마력석에 관해.
비행선도 풍석이라는 것을 이용하므로 비슷한 것이 있을 것이라 판단함.
그래서 후우케는 부족한 마력을 마력석을 이용했다, 라는 설정이지만, 어째 괜히 쓴 게 아닐까 생각하고 있는 문제의 설정.
사실 나노하는 로켓 런쳐 대신에 PPC를 사람이 쏠 수 있도록 개조한 것을 들고 쏘려고 했습니다.
맥워리어를 해본 사람, 그리고 이것을 써보고 맞아본(...) 사람은 다 아는 최강 최악의 병기입죠.
무게도 장난이 아니지. 우지엘이나 매드켓 마크 투가 아니면 힘들었어......
하여튼 그렇게 쓰다보니,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포기.
약 2달 만에 간신히 1권 부분을 끝냈습니다.
이래서야 어디 알비온 올 때까지 쓸 수 있을래나 걱정이 됩니다.
역시 학교 축제 준비로 페이스를 잃어버린 게 잘못이었나.
하여튼 2권 부분은 조금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비축분이라는 것을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어이]
2권 부분부터는 나노하를 놓고 서로 싸우는 루이즈, 시에스타, 큐르케, 타바사를 써볼까나. 17금 리미터도 예전에 풀었으니. [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