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 5. 20:13

은둔마왕과 검의 공주

이미지 출처 : 시드노벨

작가 : 비에이
일러스트 : Lpip

<도서 입수>
타입문넷 2015년 12월 감상 이벤트


<추천등급>

★★★★☆

클리셰와 비틀어진 클리셰가 교차하는 가운데 물리적 강함과는 별개로 정신적인 문제로 고뇌하는 주인공을 보고 싶어하는 사람에게 추천


<대략적 줄거리>

허구한 날 자신을 타도하겠다고 찾아오는 불청객들 때문에 골치아파하던 마왕은 홧김에 가까운 나라의 어린 공주 키이리를 납치한다. 그렇게 보름 간 함께 지내고 다시 되돌아가던 날, 공주는 마왕과 결혼하겠다는 폭탄선언을 하지만 마왕은 어린 아이의 금방 잊을 약속이라 생각하며 생각해보겠다 하고 넘어간다. 그러나 10년 후 정말로 결혼을 하겠다며 돌아온, 그것도 세계 최고의 검사가 되어 돌아온 공주에 의해 시끌벅적한 생활이 시작된다. 여기에 공주를 숭배하는 또다른 여검사와 그 친구까지 오면서 더욱더 소란스럽지만 즐거운 생활이 이어지던 어느 날, 마을축제에 내려갔던 일행은 마왕의 유래와 과거로부터 이어져 온 악연에 의해 습격받게 되는데──



<감상>

11월에 나온 책이지만 12월 이벤트로 신청하여 12월 28일 수령하여 이제사 리뷰를 올리게 되었습니다. 참으로 호흡이 기네요!


첫인상은 프린세스 메이커 + 현대식 마왕용사 이야기였지만, 내용은 상처받고 틀어박힌 청년[?]을 띠동갑도 아니고 세대도 아니고 한 국가의 흥망성쇠 단위를 적용시킬 수 있는 무시무시한 나이차의 로리 아가씨[?]가 사람꼬라지 하고 살 수 있도록 만드는 훈훈한 이야기입니다. ……어, 음 설명이 좀 껄쩍지근하지만 주인공이 과거와 정면으로 마주하기를 결의하고 공주와 함께하기를 거부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전 충분히 훈훈하다고 생각해서 높은 점수를 주었습니다.


읽으면서 비슷한 이야기랄까 카베이 유카코 씨의 키리 시리즈가 떠올랐습니다. 물론 키이리와 키리는 성격부터 전투력[?]까지 참 다르지만 우중충한 과거 때문에 맛이 간 아저씨들을 소녀들이 어르고 달래고 마침내 간신히 일으켜 세운다는 점에서는 비슷하게 느껴지더라구요. 아, 키이리나 키리나 그 나이대 소녀답지 않은 멘탈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공통점 중 하나네요. 뭐, 라노베 히로인이니까...


히로인하니 또다른 히로인 후보인 가론에 대해서 잠깐 얘기해볼까요. 보이쉬하고 키이리 일직선인 저돌맹진, 좀 나쁘게 말하자면 단순무식한 무투파 히로인입니다만 비중이나 역할이 말은 험하게 하지만 죽마고우인 친구 같아서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더라구요.


그리고 스포일러인 마지막 히로인 후보에 대해서는, 이누야샤의 키쿄우마냥 중간에 이리저리 맛이 가지 않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주인공인 마왕은 전체적으로 마음에 드는 주인공이었습니다만, 강력함에 대한 묘사가 좀 더 있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좀 더 후반부 시련을 비비 꼬아놓고 그걸 정말 압도적인 힘으로 박살내버렸으면 좋았을 것 같네요. 음, 원펀맨 때문인가


후속작을 충분히 기대해볼 만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2015. 10. 29. 19:56

불타는 도시의 영웅소녀


이미지 출처 : 영상출판미디어


작가 : 야나기 타마조

일러스트 : 나카지마 엔지

번역 : 이원명


<도서 입수>

타입문넷 2015년 10월 감상 이벤트


<추천등급>

소꿉친구 사이의 풋풋한 사랑, 괴로움을 숨겨야 하는 강자를 보듬어주는 약자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


<대략적 줄거리>

자신들의 세계를 멸망시키고 우리들의 세계로 온 적대적 존재인 극수에게 위협받는 인류. 그러나 그들에게 대항하는 영웅들이 있다. 그 중 하나인 열화의 검황 아카치 안즈는 세간에는 영웅의 모습을 보여주나 사실 매우 물렁한 멘탈의 소유자이다. 소꿉친구인 키즈카 미츠요시는 그것을 아는 유일한 인물 중 하나로서 언제나 안즈를 보듬어준다. 그러던 어느 날 함께 수족관에 놀러갔다가 극수오제 중 하나인 태세의 습격을 받는다. 그것이 노리는 것은 오행 중 하나인 토土의 기운을 가진 황토검. 검을 안즈에게 전해주기 위해 움직이던 순간 미츠요시는 태세의 공격에 쓰러지게 되나, 극적인 순간 각성하여 안즈와 함께 태세를 물리치고──


<감상>

가혹한 시련에 괴로워하는 히로인의 정신적 안정처가 되어주면서도 아무 것도 해줄 수 없어 괴로워하는 주인공이라는 건 꽤 옛날부터 있었죠. 최종병기 그녀처럼 세카이계 작품 등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인간관계인데 일단 현대 라이트노벨답게 옛날 세카이계처럼 암울하지는 않습니다. 이게 좋으냐 나쁘냐를 따지자면 개인차긴 하겠지만 일단 전 나쁘지 않게 본 쪽입니다.


여튼 일상적인 장면에서 주인공에게만큼은 약한 자신을 드러내며 어리광을 부리는 히로인의 모습과, 그런 히로인을 보듬어주면서도 그 외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하는 자신을 답답하게 여기는 주인공의 모습은 잘 그려졌습니다만, 전투신이 영... 전작인 [사자는 일하지 않고 성녀는 붉게]에서는 괜찮은 전투신을 보여줬던 걸로 기억합니다만 어째서 이번 작은 왜 이리 미묘할까요. 일단 안즈가 전투할 때마다 혼잣말 하는 건 오퍼레이터 같은 인물을 넣어주거나 독백으로 처리하는 게 훨씬 더 좋았을 것 같은데 말입니다.


그리고 주인공의 각성장면. 옛날에 한 성질 했다는 주인공이 터진 활화산처럼 분노한 건 좋았지만, 그런 모습을 초반에 조금 더 묘사해줬다면 더 자연스러운 장면이 되지 않았을까 싶네요. 아니면 순수한 히로인을 앞에 두고 좀 더 검고 질척질척한 내면을 묘사해줬었다면 후반 각성이 덜 어색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마지막 반전은, 개인적으로는 이런 걸 싫어하기에 감점요소였습니다. 이런 건 느낌만 남기고 다음 권에서 언급해야 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야나기 선생님!